2017 법무사 4월호
76 │문화의 힘 │ 나라를 구하는 법가(法家) 이야기 ❹ 임건순 동양철학자·작가 나 라 는 ‘法’ 에 의 해 돌 아 간 다 권 력 의 대 기 실, 측 근 실 세 의 경 계 와 시 스 템 정 치 장 삼 이 사 가 군 주 가 되 어 도 ‘권력의 대기실’, 권력자에게 이르는 통로 ‘권력의 대기실(Vorraum)’이란 말 들어 보셨습니까? 쉽게 말 하면 최고 권력자 근처에 있는 ‘실세’입니다. 권력자에게 가는 정보의 창구를 담당하고 때론 거길 통해서 가는 정보를 왜곡 하면서 권력자를 좌지우지하기도 하며 결국 정치공동체를 망 쳐 가는 존재이죠. 정치에서 늘 있게 마련인 이 권력의 대기실은 역사까지 바 꿀 수 있다고 하는데, 이런 개념은 독일의 철학자 칼 슈미트가 강조한 것입니다. 칼 슈미트는 직접적인 권력이 자리하는 모 든 공간 앞에는 간접적인 영향력과 위력을 지닌 대기실이 형 성된다고 했죠. 권력의 대기실은 권력자에게 이르는 통로, 권력자의 심중으 로 통하는 복도입니다. 이 대기실에 실세 권력의 주인공이 만 들어지는데 이승만 시절의 곽영주, 박정희 시절의 차지철, 박 근혜의 최순실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것입니다. 재밌고도 비극적인 것은 최고권력자 그 자신보다는 이런 대 기실로 권력이 집중되기 쉽다는 것이죠. 대기실의 주인이 실세 가 되고, 그 사람에게 줄을 대는 사람들이 생겨 세력을 형성하 고 더 나아가 국정을 농단하며 공적으로 행사되어야 할 권력 이 누군가의 사적 이익을 위해 행사되며 사유화됩니다. 역사를 들춰 보면 친인척, 내시, 후궁, 호위무사, 비서가 그 대기실을 장악하는 듯싶은데 그 대기실을 둘러싼 암투는 치열하기 마련 이어서 대기실 안의 사람들끼리 아주 살벌하게 싸우죠. 그러다 가 대기실의 주인이 정해지면 그 주인은 결국 최고권력자를 꺾 고, 통째로 나라를 접수하기도 합니다. 수 문제가 대표적인 사 례죠. 이 권력의 대기실은 최고권력자와 현장을, 최고권력자와 민 심을, 최고권력자와 백성을 차단하고, 권력자에게 들어가는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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