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4월호
86 제주4 . 3사건특별법, 역사의 양지로 해마다 4월이 되면 읊조리는 시가 있습니다. T. S. 엘리 어트의 「황무지」입니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으며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차라리 겨울은 우리를 따뜻하게 했었다 망각의 눈(雪)으로 대지를 싸 감고 마른 구근으로 가냘픈 생명을 키웠으니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는 생명의 계절, 4월이 왜 가장 잔인한 달일까요? 4월은 부활절이 있는 달이고 온갖 봄 꽃이 피어나는 계절이 아닌가요? 이 시는 1922년에 씌어 졌습니다. 1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유럽은 폐허로 변했고 문명은 철저히 파괴됐습니다. 도저히 희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황무지에서 라일락꽃이 피어나고 있으니 이거야 말로 ‘찬란한 슬픔의 봄’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잔인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해마다 4월이 되면 먼저 떠오르는 기념일이 있습니다. 바로 4.19혁명 기념일입니다. 해마다 4월이 되면 수유리 묘지에는 진달래가 붉게 피어 젊어 스러진 꽃다운 영혼을 진무합니다. 그런데 4월에는 이와 더불어 우리가 잊지 않 고 기억해야 할 기념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4 . 3 희생자 추 념일입니다. 제주4 . 3사건은 우리 사회가 민주화되기 이전에는 금기 어에 속했습니다. 4 . 3사건 희생자와 유족들은 속으로 가 슴앓이를 하며 숨죽이고 살아야 했습니다. 그 지난한 세월 을 이겨 내고 1987년 6월항쟁 이후 민주화를 향한 열망이 제주4 . 3사건의 영화적 씻김굿, 「지슬 - 끝나지 않은 세월 2」 │문화의 힘│ 법률이 있는 영화 임익문 법무사(대전세종충남지회) 사월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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