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문화의 힘 │ 나라를 구하는 법가(法家) 이야기 ❺ 임건순 동양철학자·작가 시대가 변하면 통치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송나라 사람 중에 밭을 가는 농부가 있었다. 밭 가운데 나무 밑동이 있어 토끼가 뛰어가다 그곳에 부딪쳐 목이 부 러져 죽었다. 그래서 그는 (밭 갈던) 쟁기를 버리고 나무 밑동을 지키며 다시 토끼 얻기만을 바랐다. 그러나 토끼 를 다시는 얻을 수 없었으며 그는 송나라의 웃음거리가 됐 다. 지금 선왕의 정치를 가지고 요즘의 민을 다스리려 하 는 것은 모두 나무 밑동을 지키는 것과 같은 부류다. 대저 옛날과 지금은 풍속이 다르고 새 시대와 구시대 는 대비책이 달라야 한다. 만약 너그럽고 느릿한 정책으 로 급박한 요즘 세상의 민을 다스리려고 한다면 마치 고 삐나 채찍도 없이 사나운 말을 부리려는 것과 같다. 이것 은 현실을 알지 못하는 환난이다. - 『한비자』의 「오두편」 ‘수주대토(守株待兎)’라는 고사를 모르는 분들 없을 겁니다. 『한비자』 「오두편」에 실려 있는 이야기지요. 「오두편」에서 한비자 는 당대의 사상적 주류였던 유가와 묵가가 위 이야기에 나오는 농부와 같다고 비판합니다. 툭하면 옛날이야기를 하면서 과거의 성인, 과거의 통치방식으로 지금 시대를 다스려 가자고 한다는 것입니다. 유가는 사회 상층부 사람들이 덕으로써 정치를 하고 예로써 백성들을 교화하면 어렵지 않게 인(仁)이라는 가치가 실현되어 공동체의 평화가 올 것이라고는 했지만, 한비자가 보기에 당대에 는 예와 덕으로는 통치가 제대로 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보 같다고 공격을 한 것이죠. 한비자 생각에는 유가의 통치방식은 인구가 적고 소규모의 부 국 강 병 을 위 해 백 성 을 ‘보 호’ 하 는 법 이 필 요 하 다 ! 전 국 시 대 사 민 사 회 의 성 장 과 법 가 사 상 의 등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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