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5월호

80 떻게 군주가 자신의 힘을 키우고 지위를 유지할 것인가를 고민 했습니다. 그걸 토대로 사상을 만들었습니다. 마키아벨리와 한비자가 생각했던 대로 군주를 둘러싼 환경은 험악했습니다. 특히 법가들이 활동했던 시기를 보면 국제적 환 경만 험악한 것이 아니라 대내적 환경도 험악했는데 법가에서는 대외적 환경과 대내적 환경 모두를 적지 않게 이야기했죠. 그중에서도 특히 대외적 환경을 많이 이야기했는데, 한비자가 활동했던 한(韓)나라, 그리고 한비자 선배 사상가라고 할 수 있 는 정자산의 정(鄭)나라를 보면,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약소국으 로 늘 국제무대에서 얻어맞고 치이기만 했던 나라였습니다. 그래 서 어떻게든 국력을 키워야 하는 절박함이 있었고, 한비자와 정 자산은 법을 통한 군주 중심의 일사불란한 정치체제를 만들려 고 했지요. 국제환경이 법치를 사고하게 한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국제적 환경뿐 아니라 대내적 환경도 문제였지 요. 여러 나라들에서 군주와 신하 사이에 권력분쟁이 심했습니 다. 신하는 단순히 관료로서 재직하는 게 아니라 나라 안의 실 력자, 강타자가 되어서 군주와 권력 경쟁을 벌였고, 결국 군주를 거꾸러트려서 국가를 접수하기도 했습니다. 제나라는 강(姜)씨에서 전(田)씨의 나라가 되었고, 북방의 강자 진(晉)은 한(韓)씨, 위(魏)씨, 조(趙)씨 3명의 유력대부들이 나라를 3등분해 버렸지요. 『한비자』를 보면 호랑이 같은 신하들을 제대 로 제어하지 못해 나라를 잃은 왕의 사례를 숱하게 언급합니다. 법가들이 말하는 ‘법’에는 그렇게 밖으로 보나 안으로 보나 정 글 같은 험악한 환경이 뒤에 있었고, 그런 잔인한 현실에서 어떻 게 군주의 힘과 지위를 확보할까 하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오죽 하면 한비자가 이런 말을 했을까요? “문둥이가왕을불쌍하게본다.” “군주와신하는하루에백번싸운다.” 확대, 성장하고 있던 자산계층은 국가에 세금을 바치고 병역자원이 되므로, 그들을 보호하지 못하면 의무 부과가 힘들어지고 나라의 힘은 약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진나라는 성문법을 통해 토호와 귀족들이 함부로 백성들의 재산을 뺏거나 착취하지 못하도록 상세히 규정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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