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5월호

83 법무사 2017년 5월호 앞서 말한 대로 야인의 성격이 변했습니다. 이들은 농민이 되어 국가가 부과하는 조세와 병역의 주체가 되었습니다. 그들의 수가 많아야 국가의 힘이 커지니 국가는 그들을 보호해야 합니다. 또, 사 회가 필요로 하는 재화를 생산해 내고 통치를 위한 지식노동자가 된 상민과 공민, 사인이 있었습니다. 이들 역시 보호해야 의무를 강 제할 수 있었고, 단순히 억압적 통제만이 아니라 합리적, 우호적 관 리를 해 줘야 군주의 권력과 국가의 힘이 강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해야 권력이 안정적인 조건에서 행사되고 커질 수 있을 것 인데, 법가사상가들이 말하는 ‘법’이란 게 그런 것입니다. 지배 범 위의 확대와 영토국가화라는 대세, 과거와 다른 성격의 사람들의 등장, 그들에 대한 관리와 통제, 보호의 필요성, 그렇습니다. 대내외적인 치안, 분쟁해결, 교육, 구제, 사유재산 보호에 대해 법가들은 말했고, 특히 사유재산 보호를 위해 지방토호와 귀족, 세력가들이 함부로 백성들의 재산을 강탈하고 그들의 노동을 갈 취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제했습니다. 보호를 위해 챙겨야 하는 것들을 위한 법을 통치의 중심에서 사고한 법가, 그들 사상의 탁월함과 합리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법가사상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국가 권력의 조건들에 대한 날카롭고 서늘한 통찰을 안겨 줍니다. 그들의 통찰은 지금도 정치 와 사회, 국가와 행정의 현실을 해부해 보게 하는 메스와 현미경 이 됩니다. 오늘 얘기한 ‘보호’도 마찬가지입니다. 법은 정치공동체 구성원의 보호를 위한 것, 그것이 법의 기본이자 근본이며 권력의 성립, 유지의 전제조건입니다. 그것은 여전히 오늘날에도 진리이 자 상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법가는 당대의 변화된 환경에서 새롭고도 유효한 통치수단과 사상을 만들어 내려고 했습니다. 그들의 고민을 보면 오늘날 우리 정치공동체의 현실도 볼 수 있습니다. 좋은 사람이 되려면 유가를 공부해야겠지만, 정치를 알려면 법가를 공부해야 합니다. 그들은 당대의 변화된 환경에서 새롭고도 유효한 통치수단과 사상으로서 ‘법’을 생각했고, 이 법은 정치공동체 구성원의 보호를 위한 것이며, 권력의 성립·유지의 전제조건으로 보았습니다. 좋은 사람이 되려면 유가를 공부해야겠지만 정치를 알려면 법가를 공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