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6월호
84 6·25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휴전회담이 한창 진행 되던 때, 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을 만나기 위해 전선 을 뚫고 남한으로 귀순합니다. 김기덕 감독(1960년생 김기덕 감독이 아닌 1934년생 김기덕 감독입니다)은 1962년 KBS 제1라디오에서 방송 된 한운사 작가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여 1965년 「남 과 북」이란 영화를 만듭니다. 그는 1961년 「5인의 해병」으 로 감독에 데뷔하였고, 그 후 「맨발의 청춘」, 「사나이의 눈 물」, 「대괴수 용가리」 등을 만든 당대 최고의 흥행감독이 었습니다. 한운사가 가사를 쓰고 박춘석이 작곡하고 곽순옥이 부 른 노래,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는 드라마 「남과 북」 의 주제곡입니다. 영화 「남과 북」에서도 이 노래를 그대로 주제곡으로 사용했습니다. 1983년 그 무덥던 여름, TV를 켜면 어김없이 패티 김의 애절한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KBS 1TV의 ‘이산가족찾 기 특별생방송’의 시그널 뮤직으로 사용됐던 이 노래를 어 찌 잊을 수 있을까요? 1965년 김기덕 감독의 영화 「남과 북」은 1984년 김기 감독에 의해 다시 리메이크됩니다. 1965년 작은 흑백이고 1984년 작은 컬러영화입니다. 하지만 1965년 작이 1984 년 작보다 더 리얼하고 흥미진진합니다. 후자가 신파조의 센티멘털리즘으로 흐른 반공 영화라면, 전자는 이보다는 구성이 좀 더 촘촘하고 핍진하고 디테일합니다. 출연배우도 중량감에 있어 차이가 납니다. 신영균(장일 구 소좌 역), 엄앵란(고은아 역), 최무룡(이 대위 역), 남궁 원(정보참모 역) 등 그야말로 쟁쟁합니다. 이런 사유로 여 기에서는 1965년 작 흑백영화를 감상하기로 합니다. 「광장」의 이명준이 ‘사랑’ 대신 ‘이데올로기’를 택해 북 으로 갔다면, 「남과 북」의 장일구는 ‘이데올로기’를 버리고 ‘사랑’을 찾아 남으로 내려왔습니다. 장일구가 목숨을 걸고 귀순한 것은 단 하나, 여자를 찾는 것이 목적이었지요. 나이는 26세, 이름은 고은아, 고향은 영변이고 자식까 지 하나 있습니다. 그는 주인의 딸과 종의 아들로서 만나 사랑을 맺었던 과거를 구구절절이 털어놓습니다. 그가 얼 마나 열렬히 은아를 사랑하고 있는지 눈물로 호소합니다. 장일구의 소지품에서 여자 사진을 발견한 김 소위는 중 대장인 이 대위에게 건넵니다. 운명의 장난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겠지요. 그 여자는 지금은 이 대위의 아내가 된 사람입니다. 이 대위가 인간적으로 걷잡을 수 없는 절망감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