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6월호
에 사로잡히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이 장면에서 김기 감독은 너무 안이하게 처리합니다. 별 갈등 없이 이 대위는 청주에 있는 아내를 데리고 오겠다 고 자청합니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김기 감독의 영화 가 신파조로 비판받아 마땅한 까닭입니다. 김기덕 감독은 이 상황을 보고 받은 정보참모가 이 대위를 참모 숙소에 가둬 놓고 다른 장교로 하여금 청주에 내려가서 이 대위의 아내를 데려오게 합니다. 남 과 북, 두 젊은이의 다른 선택, 그러나 같은 운명 귀순한 장일구 소좌는 제네바협정에 따라 국군으로부 터 전쟁포로로서의 예우를 받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사단 장실에서 대면하게 된 장일구와 은아 그리고 이 대위. 장 일구와 아이의 첫 만남. 물론 눈물의 상봉일 수밖에 없습 니다. 남북분단이 가져온 비극이지요. 누가 만든 분단인가요? 이때 흘린 눈물의 강은 1983년 ‘이산가족찾기 특별생방송’에서 다시 흐릅니다.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노래와 함께. 이 대위는 자신을 헌신적으로 간호한 은아에게 목숨을 걸고 청혼합니다. 장일구가 나타나면 그 사람 품으로 가게 해 주겠다고 약속하고서 마침내 승낙을 받아 냈지요. 그런 장일구가눈앞에있습니다. 이대위는그약속을지키겠다고 하고, 장일구는 이 대위에게 용서를 빕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요. 은아는은아대로죄책감에넋을놓아버립니다. 이 영화의 결말 부분에 대한 이해는 조금은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이 영화는 당시로서는 매우 민감한 소재를 다 루고 있어서 자기검열이랄까 그런 것이 작용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김기덕 감독의 술회에 의하면 이 대위가 전투에 나가 전사하고, 이 소식을 들은 장일구는 자책감으로 절벽으 로 떨어져 죽는데 이 장면이 애매하게 처리되었다는 것입 니다. 남과 북, 어느 한 곳 대신 중립국을 택해 타고르호에 오 른 이명준은 끈질기게 쫓아오는 두 마리의 갈매기를 알아 봅니다. 그가 사랑했던 은혜와 딸의 영혼일 겁니다. 남중국 해, 마카오 부근의 바다에서 명준은 사라집니다. 장일구 소 좌가 결국에는 이명준과 똑같은 선택을 해야만 했던 것은 어쩌면 분단 비극이 빚은 운명이라고 해야 할까요. 85 법무사 2017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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