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7월호

산을 투입한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 발해역사를 중국 역사의 일부로 편입한 후 만리장성을 황해도까지 확장하 고 있다. 러시아 역시 몽골피지배의 역사를 완전히 뒤집고 지우는 중이다. 영국은 아메리칸인디언 대규모 학살의 역 사를 은폐하고 마약 판매를 위한 아편전쟁의 의미를 축소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세계적 추세에 한국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 는가. 지난 2014년 한국 역사학계는 단군조선의 실체를 간직한 ‘홍산문명(紅山文明)’을 중국에 바치는 문서를 해 외에 보내고, 낙랑이 한반도에 있었다는 식민사관으로 중 국의 만리장성을 황해도까지 연장하는 근거를 제공했다. 가장 첨예한 한사군(漢四郡) 문제를 보자. 국제문서에 는 한국의 역사는 한사군으로부터 시작한다는 내용이 다 수라는 것은 불편한 진실이다. 진나라 통일을 기념해서 제 작된 『진태강지리지(晋太康地理志)』 등에 기록된 “낙랑군 에 수성현이 있고 이곳에는 갈석산이 있고, 만리장성이 시 작하는 곳이다”라는 조건에 만족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역사학계에서 주장하는 황해도 수안현은 위 3 가지 조건 중 어느 한 가지도 일치하는 것이 없다. 그동안 식민사학은 아무런 1차적 사료 근거 없이 낙랑군이 한반 도 내에 있었다는 조선총독부의 날조된 이론을 무조건적 으로 추종해 왔다. 조선총독부가 만든 고대사는 지금 이 자리의 현대사이다. 이는 실증사학이 아니라 식민지 사학 의 연장일 뿐이다. 역사는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국가 비전이다. 이러한 주장이 국가의 미래에 결정적 영향을 미 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만약 북한이 붕괴한다 면, 중국은 일제의 식민사학을 근거로 북한 영유권을 주장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억지주장임에도 독도영유권을 줄기차게 주장하 고 있는 데 반해 우리는 우리 역사의 연장이 분명한 ‘홍산 문명’조차 제대로 주장하지 못하고 있다. 요하문명은 중국 요하(遼河) 일대에서 성립·발전했는데, 중국학계에는 요 하문명이 중원지역보다 먼저 문명단계에 진입했다고 주장 하는 연구자가 적지 않다. 이런 주장이 가능하게 된 배경 에 바로 ‘홍산문명’이 있다. 식민사관 비판받는 다수설, 수준 있는 논쟁을! 역사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반영한다. 이제라도 역사의 제대로 된 복원을 통해 미래 한국의 비전을 바로잡아야 하지 않을까. 이를 위해 한사군의 위치를 바로잡고 홍산 문명과 고조선의 관계를 밝히며, 일제의 식민사관이 실 체의 단군조선을 ‘단군신화’로 왜곡한 역사를 바로잡았으 면 한다. 최근 한국고대사를 둘러싼 재야 역사학계와 강단(대학) 역사학계의 논쟁이 다시 격렬해지는 양상이다. 재야 사학 자는 ‘대(大)’ 고조선을 제기하고, 강단사학계는 ‘소(小)’ 고 조선을 내세운다. 이러한 상고사 문제는 한국뿐 아니라 중 국·일본 등 인접국이 관계되어 있고, 전 세계 학자들이 주 시하는 국제적 이슈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적인 기준으로 손색없는 상고사 논쟁이 벌어지기를 기대한다. 국가 미래를 위한 강단과 민족학자들의 열린 토론의 장 이 지속되기를 바라며, 식민사학을 비판하면 따돌림 당하 는 학계풍토도 필히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소수설 이라며 외면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학설에도 애정과 관심 을 가지고 살펴보기를 바란다. 참고문헌 ▶ 『우리고대사, 상상에서 현실로』, 윤내현. p.95-99, 124~129, 206~213. ▶ 『韓國古代史 新編』, 尹乃鉉, 일지사, 1986. ▶ 『E. H. Carr 역사란 무엇인가』. 진원숙 옮김, 계명대학교 출판부, 1998. ▶ 『우리 안의 식민지사관』, 이덕일, 만권당, 2014. ▶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 이덕일, 역사의 아침, 2009. ▶ 『조선상고사』, 단재 신채호 원저, 박기봉 옮김, 비봉출판사, 2015. ▶ 이민화 석좌교수 칼럼, 세계일보, 2015.4.27.자 ▶ 「광복 70년 특집, 바꿔야 할 한국사」, 세계일보, 2015. 81 법무사 2017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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