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7월호

82 부끄러운 마음으로 뒤돌아보도록, 「서시」 1974년 봄 고등학교에 막 입학할 무렵, 나는 윤동주 시 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밤새워 통독하고도 모자라 매일매일 읽었습니다. 누가 시킨 일도 아니지만 한 달에 한 번씩 윤동주의 시 1편을 필사해서 교 실 뒤편에 있는 게시판에 붙여 놓았습니다. 모조지전지에 매직으로 시 한 편을 정성껏 쓰는 일은 하룻밤을 모조리 쏟아붓고도 모자랐습니다. 다행히 당시 작문을 가르치시 던 박정석 선생님이 게시판에 붙여 놓은 시를 읽고 해석해 주심으로써 나의 수고는 보상받았습니다. 선생님이 소위 “오송회 사건”-1982년 전두환정권이 전· 현직 교사들의 독서회모임을 이적단체조직과 간첩행위로 몰아 구속한 용공조작사건으로 2008년 재심에서 전원 무 죄를 선고받고 명예를 회복하였음-으로 옥고를 치르셨다 는 소식은 나중에 알게 되어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서 시」와 「자화상」, 「십자가」, 「별 헤는 밤」, 「참회록」 등을 낭송 하고 설명해 주던 선생님의 모습이 새삼 그립습니다. 윤동주는 1917년 12월 30일,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 났습니다. 그러니까 올해로 탄생 100주년이 됩니다. 필자 는 초하의 신록이 햇살에 투명하게 빛나던 날, 인왕산자락 에 누워 있는 ‘윤동주 문학관’에 다녀왔습니다. 2012년 7 월 25일 개관한 문학관은 우뚝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언덕 길에 자연스레 누워 있다는 표현이 썩 어울립니다. 청운수도가압장을 철거하지 않고 설계에 편입하여 지금 의 멋진 문학관이 탄생한 것이지요. 물탱크 2동은 각각 ‘열 린우물(제2전시실)’과 ‘닫힌우물(제3전시실)’이 되었습니다. 마치 시인이 최후를 마친 후쿠오카 형무소를 연상케 합니 다. 문학관을 끼고 계단을 오르면 시인의 언덕이 나옵니다. 시인이 누상동 9번지,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후배 정병욱 과 함께 하숙하던 때 매일 산책하던 길입니다. 별이 된 시인, 「동주」 │문화의 힘│ 법률이 있는 영화 임익문 법무사(대전세종충남지방법무사회)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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