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7월호
86 │문화의 힘│ 시야가 트이는 책 읽기 『철학 브런치』 저자 ‘사이먼 정’은 미국에서 공인회계사로 활동하는 교 포다. 직업으로는 철학보다는 ‘돈’에 더 가까운 사람인데 어쩌다 책에 푹 빠져 사는 간서치가 됐다. ‘철학’이라 하면 왠지 머리부터 아파 오는데 저자라면 동서양 철학으로 박 사 학위를 딴 진짜 철학자들과 달리 쉽게 읽힐 것 같다는 느낌이 팍 든다. 그건 ‘원전을 곁들인 맛있는 인문학’이란 부제와 늦잠 후 느긋하게 먹는 주말의 ‘브런치(아침 겸 점 심)’란 제목이 벌써 말해 준다. 당연하게도 고대 그리스의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부터 베이컨, 칸트, 니체 등을 거쳐 사르트르, 하이데거의 실존철학까지 서양철학의 흐름을 총 정리했다. 철학교수의 강단수업처럼 진지하게 졸리는 철학을 할 능력이 저자에겐 없다. 대신 저자는 『변명』, 『대화』, 『국가론』, 『시학』, 『수상록』, 『팡세』, 『순수이성비판』 등의 중요한 부분을 메인 브런치의 토핑으로 얹어 ‘맛있게’ 철학을 안내하는 능력을 가졌다. 최보기 북 칼럼니스트·구로꿈나무어린이도서관장 7월, 철학하는 시간 십자그래프에서 자신의 위치가 어느 지점인지 좌표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선 생각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철학은 그 능력을 키워 준다. 학문 적 정의에 따르면 ‘철학이란 도대체 무엇을 연구하는지 모르는 학문’ 이란다. 그래서 ‘철학답지 않게 가벼운’ 철학책을 골라 봤다. 『철학 비타민』 이 책 또한 ‘비타민’에서 책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철학 의 아버지’라는 탈레스부터 가장 최근의 마이클 샌델(『정 의란 무엇인가』)까지 서양철학의 올스타 청백전이다. 어느 박식한 개그맨이 대중들에게 ‘구라’ 풀듯이 쉽고 재미있다. “철학이란 원래 ‘자연이란 무엇인가?’라 묻는 고대 그리스 의 ‘자연철학’에서 시작됐는데 자연철학=이과, 자연철학자 =이과 교사”라는 식이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헤라클레이토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Cogito, ergo sum 데카르트),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스피노자), 인간은 생 각하는 갈대다(파스칼), 신은 죽었다(니체) 등등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본 적이 있는 철학자들의 일갈이 무슨 뜻이 었는지 명쾌하게 정리가 된다. ‘정리가 된다’는 것은 그들의 가르침에서 방황, 무기력, 실패, 두려움을 벗어날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이다. 사이먼 정 지음 / 부키 / 5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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