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8월호

80 │문화의 힘 │ 나라를 구하는 법가(法家) 이야기 ❽ 합리성은 가행성이 있느냐 없느냐도 중요하지만 법 집행에서 가혹함의 정도도 중요합니다. 잔인한 형벌이 빈번히 행해진다면 누가 나라의 법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겠습니까. 따르기 힘들고 지은 죄에 비해 너무 가 혹한 처벌을 받으면 누구든 납득할 수 없을 것입니다. 누구든 따를 수 있고, 지나치게 벌을 남용하지 않으며, 노력하면 모두가 법에 규정된 대로 상을 타서 득을 볼 수도 있는 법이 만들어지고 법치가 행해져야 합니다. 법가는 그래서 자신들이 주장하는 법과 법치에 합리 성을 담기 위해 성실히 이론적 노력을 했습니다. 법의 공정성과 공평성 - 일상 일벌(壹賞 壹罰) 초장왕은 제환공과 진문공에 이어 춘추시대 3대 패자로 알려진 왕입니다. 이 초장왕 시절에 모문(茅門·궁 안의 중간문)에 관한 법이 있었는데, 신하든 대부든 공자든 누구든 간에 수레를 타고 모문까지 들어오면 곧 바로 말을 쳐서 죽이고 수레를 부수도록 한 법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왕의 태자가 모문으로 들어오려고 하는데, 마당에 물이 괴어 있어 걸어오기가 난감한 상 황이 벌어집니다. 하는 수 없이 수레를 타고 그대로 모문을 넘어섭니다. 그러자 옥사를 다루는 정리(廷吏)가 달려와 법에 규정된 대로 말을 죽이고 수레를 부숩니다. 분노한 태자는 왕에게 달려가 울면서 청하죠. “저를 위하여 정리, 저놈을 주살해 주십시오.” 그러자 초장왕이 이렇게 말합니다. 법이란 종묘를 받들고 사직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능히 법을 내세우고 명령에 따 라 사직을 높이 받드는 자를 사직의 신하라 한다. 어찌 주살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법을 어겨 가며 명령을 저버리고 사직을 높이 받들지 않는 자가 있다면 그런 사람은 신하이면서도 감히 군주의 지위를 넘보고 아래로서 위를 능멸하는 자이다. 신하가 군주를 넘보면 군주가 권위를 잃고 아래가 위를 능멸하면 윗자리가 위태로워진다. 권위를 잃고 자리가 위태로워지면 사직을 지킬수없는데그렇다면내가무엇을자손에게물려주겠는가? - 한비자, 「외저설우상(外儲說右上)편」 서슬 퍼런 왕의 호통에 태자는 바로 물러나 삼 일 동안 노숙하며 “죽을죄를 지었으니 벌을 내려 달라” 머리 를 조아리며 북면재배 하였다고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비자가 주장하는 법의 공평성과 공정성에 대해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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