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8월호

82 │문화의 힘 │ 나라를 구하는 법가(法家) 이야기 ❽ “법을 가지고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지극히 쉬울 따름입니다. 법은 귀한 사람이라 하여 아첨 하지 않고 승묵은 나무가 휘었다 하여 굽혀 가며 잴 수 없습니다. 법을 적용하는 데 있어서는 지혜로운 자라고 해도 변명할 수 없으며 용자라 해도 감히 다툴 수 없습니다. 그 지은 죄를 벌 하는데있어서는중신이라하여피할수없고선행을상주는데있어서는서민이라고하여빠 뜨릴수없습니다. - 한비자, 「유도(有度)편」 법불아귀(法不阿貴). ‘법은 귀한 사람이라고 해서 아첨해선 안 된다’는 이 말은 법치가 구현해야 하는 정신 입니다. 법가사상가들이 가장 강조한 말이죠. 상앙은 태자가 법을 범하자 태자에게도 형벌을 내리려고 하는 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니 태자의 스승과 시종을 처벌합니다. 그만큼 공정성에 있어서는 단호했는데, 그러 다 보니 너무 빡빡하다, 유연하지 못하다는 비난까지 들어야 했지요. 하지만 그들은 절대 굽히지 않았습니다. 국왕을 제외하고 모두가 법 앞에서 동일한 존재로 환원시켰죠. 어 쩌면 평등을 가장 강조한 사람들이고, 근대적인 사상가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법가입니다. 천하를 통일한 진은 제나라, 연나라, 초나라, 위나라, 조나라의 왕족이나 귀족, 대상인과 지주들의 기득권 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과거 이들은 법을 어겨도 어떤 처벌이나 불이익을 받지 않았지만, 진에 복속되 면서 지은 죄에 따라 감옥에 가야 하고, 천한 것들이라고 업신여겼던 백성들 앞에서 매를 맞아야 했으니 견 딜 수가 있었겠습니까. 진의 정책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이들이 진시황 죽음 이후 들고일어나면서 결국 진이 몰락에 이르게 된 것 이죠. 진은 사실 너무 근대적이었기에 망한 감도 있습니다. 진이 무너지고 한이 들어선 것은 역사의 퇴행이라 할 수 있고요. 법치의 목적 - 약자가 겁박당하지 않도록 나라를 다스릴 적에는 명확한 법을 설정하고 엄격한 형벌을 제시하여 그것으로 모든 사람의 혼란을 구하고 천하의 재앙을 물리쳐야 한다. 그래야 강자가 약자를 침해하지 않고 다수가 소 수를 학대하지 않고 노인이 수명을 다 누리고 어린 고아가 성장하고 변경이 침략당하지 않고 군신이서로친밀해지고부자가서로감싸주고다투다가사망하거나붙잡히는염려가없게된 다. 이것이바로최상의공적이라고하는것이다. - 한비자, 「간겁시신( 姦劫弒臣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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