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10월호
12 지, 독특한 언어습관이나 특이점이 있는지 그리고 낯선 환 경에서 피해자가 긴장을 풀고 조사에 임할 수 있도록 어떤 조치를취하는것이좋을지심리적인상태도살펴봅니다. 사전평가라고 하니까 말이 딱딱한데, 함께 대화를 나누 고 아동 같은 경우는 간단한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질문도 하고 상태를 파악하는 거예요. 이렇게 사전평가를 하고 나면 그에 기초해 예비보고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예 를 들면, 아이가 언어 이해력이 부족하니 질문할 때 쉬운 용어로 간결하게 질문해야 한다거나 그림이나 다른 자료 의 활용 방법 등을 조언하는 것이죠. 대부분 예비보고서는 구두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사 자와 함께 피해자의 상태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어떻게 조사를 해야 진술을 잘 끌어낼 수 있는지 논의를 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진술조력인이 동석해 본격적인 조사가 진행되는데요, 피해자가 언어적 표현이 어려운 경우, 그림 으로 표현토록 한다거나 조사자가 더 쉽게 풀어서 질문하 도록 하고, 부정확한 발음의 뜻을 알려 주거나 아이가 힘 들어 하면 휴식시간을 갖도록 제안하는 등 의사소통을 중 개하는 역할을 합니다. 조사가 다 끝나면 그동안 파악한 피해자의 인지·정서 적 특징 등의 의견을 담은 ‘최종보고서’를 작성해 검찰에 넘겨주지요. 이후 검사가 진술조력인을 다시 요청하면 검 찰 조사과정에 참여하기도 하고, 법정에서도 판사의 요청 에 따라 진술 조력이나 증인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습니 다. 하지만 대부분은 초기 경찰의 조사과정에서 충실한 진 술이 이루어지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지요. 1년에 평균 100건 조력, 인천 어린이집사건도 참여 Q 여 선생님은 어떤 계기로 진술조력인이 되셨나요? 한 달에 어느 정도 사건을 처리하는지, 진술조력인으로 서 특별하게 진술을 잘 끌어내는 노하우라면 어떤 것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현재는 한 달에 약 8~12건, 1년에 평균 100건 정도의 진술 조력을 하고 있어요. 여름에 사건들이 조금 더 몰리는 경향이 있고 시기마다 편차가 조금씩 있죠. 원래 저는 유아교육을 전공했어요. 그러다가 특수교육 쪽으로 옮겨 와 자폐성 장애아동이나 지적장애아동들을 치료하는 일을 하다가 진술조력인 양성교육을 받게 됐죠. 저는 이 일이 굉장히 적성에 잘 맞아요. 특히 아이들이 오면 아주 빠른 시간 내에 친해질 수 있습니다. 어제도 아 동학대 피해자인 6살 아이가 와서 같이 그림도 그리고 놀 았는데, 저를 보고 “아이 같아요.”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응. 나 다섯 살이야. 니가 나보다 언니야.” 그랬더니 “진짜 요?” 하면서 막 웃는 거예요. 나중에 진술이 다 끝났을 때는 많이 친해져서 “맞았을 때 아팠어요.”라고 하더군요. 진술 때는 워낙 내성적인 아 이여서 제대로 표현을 못 했거든요. 이런 걸 보면 조사 전 에 피해자와 충분한 라포를 형성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 고, 피해자와 조사자와의 라포가 이루어지도록 다리 역할 을 하는 일도 매우 중요합니다. 제 노하우라면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걸 함께하는 거예요. 아이들이 “이 사람들과 이곳은 믿을 만 하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면 속 얘기를 하게 되죠. Q 진술조력인의 세계도 매우 특별한 것 같습니다. 그동 안 많은 사건을 하셨는데, 가장 보람 있었던 사건은 무 엇이었는지요? 가장 보람 있었던 사건은 2015년 인천 송도 어린이집에 서 발생했던 아동학대사건의 진술조력을 했던 일이에요. 김치를 안 먹는다고 교사가 한 아이를 폭행하는 장면이 CC-TV에 찍혔고, 일렬로 무릎 꿇고 앉히는 벌을 주는 등 다양한 학대행위가 벌어졌죠. 저는 학대장면을 목격한 4살 아이들 2명의 진술조력을 │인터뷰│ 만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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