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10월호
78 │문화의 힘 │ 나라를 구하는 법가(法家) 이야기 ❿ 군주를 둘러싼 정치적 상황과 조건, ‘세(勢)’ 법가사상의 주요개념인 ‘법(法)’과 ‘술(術)’에 이어 오늘은 ‘세(勢)’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세(勢)’는 한비자 사상의 핵심개념으로, 법가 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자 법가사상의 결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세’라는 말은 기세를 올리다, 수세에 몰리다, 전세가 역전되었다, 세가 불리 혹은 유리하다, 정세가 ~ 판단된다, 형세가 좋지 않다 등 우리 실생활에서도 널리 쓰이는 친숙한 말인데, 법가사상에서도 그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럼 법가의 ‘세’를 구체적으로 알아볼까요. 자, 부득이하게 험한 산 길을 혼자서 가야 한다고 칩시다. 그러면 무섭고 떨려 발길이 안 떨어 지겠지요. 하지만 여럿이서 간다면 두렵지 않게 갈 수 있습니다. 축구 경기를 하는데 우리 편이 밀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연치 않게 상대의 주력선수가부상을당한다든지퇴장을당한다면어떨까요? 수세(守勢) 에몰렸지만, 전세(戰勢)가역전되어상대를몰아붙일수있게되겠죠. 이 모두는 조건과 상황이 변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안방 에서는 똥개도 한 수 먹고 들어가죠. 안방이라는 조건과 상황이 자신 에게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법가의 ‘세’는 상황과 조건이라 할 수 있고, 특히 군주를 둘러싼 정치적 상황과 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 다. 군주의 힘, 군주가 가진 정치적 파워, ‘권세(權勢)’라는 의미로 많 이 쓰이지요. 무릇군주가군주인까닭은세때문이다. 凡人君之所以 君者, 勢也 군주가 세를 잃으면 신하가 이를 제압한다. 세가 아래에 있으면 군주는 신하에게 제압당한다. 세가 위에 있으면 신 하가 군주에게 제압된다. 그러므로 군신의 위치가 바뀌는 것은세가아래에있을때이다. 지 렁 이 와 다 를 바 없 다 날 아 가 는 용 의 구 름 이 걷 힌 다 면, 법 가 의 정 치 철 학, ‘세 ( 勢 )’ 임건순 동양철학자·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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