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10월호

81 법무사 2017년 10월호 “전쟁을잘하는사람은 ‘세’로승리를구하지, 사람에게서승리를구하지않는다. 따라서사 람을 선발하여 ‘세’를 탈 수 있게 한다. 세에 맡기게 되면 병사들을 목석(木石)을 굴리듯이 할 수 있다. 목석의 본성은 평탄한 곳에서는 움직이지 않지만 비탈진 곳에서는 움직이고, 모나 면멈추지만둥근것은구르게마련이다. 그러므로전쟁을잘하는사람의 ‘세’는마치천길높 은산에서둥근바위를굴리는것과같다. 이것이바로 ‘세’이다.” - 『손자병법』, 「병세(兵勢) 편」 손자는 ‘세’를 만들어 가지고 움켜쥐라고 했습니다. 전쟁터에서 늘 유리한 상황과 조건을 만들어야 병사 들을 싸우게 할 수 있고, 이길 수 있다고 보았기에 그런 것이지요. 세가 있어야 손자가 말한 ‘백전불태(百戰 不殆)’가 가능한데, 손자의 세(勢)에는 두 가지의 의미가 있습니다. 먼저 아군이 상대에게 가지는 유리한 상 황과 조건입니다. 전쟁 상황에서 장수가 여러 가지 요소들과 요인들을 잘 활용해 만들어 가야 합니다. 늘 적보다 우리 아군이 유리한 상황과 조건에서 싸울 수 있게 해야지요. 아군이 적에게 끌려다니지 않고 적을 끌고 다닐 수 있게요. 그렇기에 ‘세’라는 것은 ‘전략적 이로움(Strategic Advantage)’이라 번역되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서 ‘주도 권’이라 할 수 있죠. 전쟁터에서 장수는 우리 편이 주도권을 쥐고서 싸울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주도적 ‘세’ 를 잃지 않고 적을 몰아붙여야만 능동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조성해 적보다 우월한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손자의 ‘세’는 이렇게 ‘적에게 가지는 주도권’이라는 뜻이 있는 한편, ‘장수가 병사들에 대해 가지는 주도 권’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장수는 늘 병사들과 구분되는 강력한 힘이 있어야지요. 그래야 병사들을 통제할 수 있고, 명령대로 부릴 수 있습니다. 상벌을 통해 병사를 강제할 수 있어야 하고 장수를 두렵게 보도록 해 야지요. 어떨 때는 적보다도 장수를 더 두렵게 여길 수 있도록 병사들을 움직이게 하는 장수의 권위와 힘도 바로 ‘세’입니다. 이렇게 신도는 장수가 힘을 가지듯 군주도 힘을 가져야 하고 장수가 적에게 끌려다니지 않고, 적을 끌고 다녀야 하듯이 군주도 세를 가져 신하들을 끌고 갈 수 있어야 한다면서 ‘세’의 개념을 정치철학으로 발전시 켰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한비자가 이어받았지요. 한비자의 ‘세’는 다분히 궁중을 전쟁터로, 그리고 신화와 군주의 관계를 기본적으로 대립적 관계로 보았 습니다. 그래서 병가에게서 ‘세’의 개념을 빌려 온 것이죠. 한비자가 말하기를 “군주와 신하는 하루에도 백 번을 싸운다”고 했지요. 백 번씩이나 싸우는데 어떡합니까? 이겨야지요. 사실 전쟁터보다 더 살벌하게 싸 우는 곳이 궁중인데요. 어떻게든 군주는 궁중 정치투쟁에서 승리해야 하니 늘 자신의 정치적인 기반인 ‘세’ 를 든든히 해야 합니다.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