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10월호
83 법무사 2017년 10월호 제나라의 실력자 전상(田常)은 군주에게서 작위와 봉록을 내리는 권한을 빼앗았습니다. 그로 인해 전상은 세력을 더욱 강하게 하고 백성들의 민심을 장악해 결국 임금을 시해하고 제나라를 집어삼켰지요. 권병을 잃어 ‘세’를 상실한 임금의 말로는 비참하기만 했습니다. 한비자는 이렇게 권력자가 가져야 할 두 개의 비대칭 전력으로서 벌과 상을 말했습니다. 군주가 주는 상도 임금의 ‘세’를 강화하므로 반드시 상을 내리는 권한도 움켜쥐어야 한다고 했지요. 또, 보통의 신하는 처벌을 두려워하고 상 받는 것을 이득으로 생각하니 군주 자 신이 직접 형을 집행하고 덕을 베푼다면 신하들은 늘 군주를 두려워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사악한 신하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는데, 권력의지가 강하고 권모술수에 능하며 이미 세력기반이 탄탄한 신하는 수시로 군주의 저 두 개의 무기에 접근하려 틈을 노린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송나라의 자한은 벌을 내리는 권한을 빼앗았고, 제나라의 실력 자 전상(田常)은 군주에게서 작위와 봉록을 내리는 권한을 빼앗았 습니다. 그로 인해 전상은 세력을 더욱 강하게 하고 백성들의 민심을 장 악해 결국 임금을 시해하고 제나라를 집어삼켰지요. 강태공의 나라, 제나라는 강(姜)씨의 제에서 전(田)씨의 제로 바뀌었고, 권병을 잃어 ‘세’를 상실한 임금의 말로는 비참하기만 했습니다. 한비자는 군주의 정치적 권위를 만들어 내는 데는 이러한 ‘세’뿐 아니라 지난번에 얘기했던 군주의 용인술, 신하들을 다루는 정치 테 크닉이자 행정의 원칙이기도 한 술(術)도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또, 민심, 즉 백성들의 지지와 동의도 중요하다고 했는데, 군주의 정치가 백성들에게 혜택을 주고 삶을 개선시켜 줄 수 있어야 궁극적 으로 군주의 ‘세’가 강해진다는 것입니다. 백성들이 임금의 편이 되어 임금이 정치를 잘하고 있다고 확신할 때, 군주의 ‘세’가 든든해지고, 신하들도 더욱 충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법가 사상가들은 근대적인 군주관과 정치관을 가졌 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이야기는 다음 호에서 법가의 공천하(公天下) 의식, 입군위민(立君爲民) 사상을 통해 보다 자세히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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