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10월호
91 법무사 2017년 10월호 『은유의 힘』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 저 안에 태풍 몇 개 / 저 안에 천둥 몇 개 / 저 안에 벼락 몇 개 //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 없다 /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 저 안 에 땡볕 두어 달 /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이란 시다. 만약 시 좀 안다 는 사람이 이 시를 모른다면 그는 시를 안다고 할 수 없을 만큼 유명한 시다. 시인은 한 알의 대추에서 우주의 섭리 (본질)를 꿰뚫었다. 물방울에 우주가 들었고, 벼룩도 오장 육부가 있다는 그것, 사람은 누구나 소중하다는 그것 말이 다. 그가 정성껏 쓴 산문집 『은유의 힘』은 ‘시 창작 개론’에 가깝다. 「대추 한 알」에 감동했던 문학인, 독자라면 시와 문학의 이해, 문학적 글쓰기의 향상을 위해 필수 소장해야 할 책 목록이 한 권 늘었다고 보면 되겠다. 필자 역시 두고두고 시와 문학과 글을 공부할 교재로 소장 목록에 올렸다. 『부끄러움의 깊이』 노학자 김명인에게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헬조 선’이라는 개념어는 놀라움 자체다. 정치적, 경제적, 사회· 계급적, 문화적, 이데올로기적 측면에서 이를 분석하니 “불안과 분노로 무장한 젊은 세대들에게 진보와 보수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헬조선, 무서운 분노가 응집된 말이다. 이 말이 어떤 행 동으로, 또 어떤 사건으로 발전하게 될지 그 귀추가 걱정” 이란다. ‘노오력’하지 않는 젊은이들의 유아적인 투정으로 인식하는 것과 사뭇 다른 ‘어른’의 모습이다. 나이가 들어 봐야 알게 되는 지혜, 그제야 새삼스레 느끼 는 부끄러움, 다른 누구보다도 스스로에게 떳떳하고 당당한 삶을 살기 위해 스스로에게 승리하고자 하는 결기가 흐른 다. 국문학을 전공한 교수의 꼬장꼬장한 ‘남산골 딸깍발이’ 산문들이 독자의 결기를 재촉한다. 그때의 결기란 보다 정 중하게이사회를대하는지성인이고자하는것이다. 최진석 / 소나무 / 312쪽 장석주 / 다산책방 / 292쪽 김명인 / 빨간소금 / 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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