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11월호

78 │문화의 힘 │ 나라를 구하는 법가(法家) 이야기 인간은 ‘세’에만 굴복하며, 의를 따르는 자는 적다 “공자는 천하의 성인이다. 행실을 닦고 온 천하를 돌아다 녔다. 온 천하가 그 인을 좋아하고 그 의를 찬미하였으나 제 자가 된 자는 일흔 사람이었다.” - 『한비자』, 「오두(五蠹) 편」 “노 애공은 하질의 군주다. 남면하여 나라의 군주 노릇을 하자 경내의 민이 감히 신하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민이란 자는 본래 세에 굴복하므로 세가 정말 사람을 쉽게 복종시 킬 수 있었다. 그러므로 공자가 도리어 신하가 되고 애공이 도리어 군주가 되었다.” - 『한비자』, 「오두(五蠹) 편」 천하의 성인 공자. 하지만 그는 늘 백수였습니다. 천하를 돌아다녔 지만 취직을 못 했고, 상갓집 개와 같다는 말까지도 들었죠. 한비자도 「오두 편」에서 70명 제자 운운했지만, 무수한 공자의 제자들이 공자학 단에서 이탈했습니다. 스승이 권력의 중심부로 가지 못하니 스승 밑에 있다간 언제 취직되어 일할지 기약이 없었기 때문이죠. 공자는 고국 노나라에서 벼슬을 했지만 오피니언 리더 내지 원로에 가까웠고, ‘노애공’이라는 하등급의 군주가 천하의 성인 공자를 신하로 부려 먹었죠. 노 애공은 노나라 대부들에게 휘둘리는 허수아비 군주였 습니다만, 어쨌거나 군주였고 우월적인 정치적 지위와 힘이 있었죠. 공 자를 오라 가라 하며 부릴 수 있는 ‘세’가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한비자는 군주에게는 무조건 ‘세’가 있어야 한다고 했고, “인 간은 본래 세에 굴복하지만 의를 따를 수 있는 자는 아주 적다”면서 당 대에 인의를 주장하는 학자, 유가사상가들을 조소했던 것입니다. “세상의 학자들은 군주에게 자기의견을 말할 때 권력의 세를 몰아 간악한 신하들을 혼내라고 하지 않고, 모두 인의 라든가 혜애(惠愛)가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한편, 세상의 군주는 인의라는 명분에 이끌려서 그 실상을 간파하려고 바 람 을 타 기 때 문 이 다 활 이 약 한 데 도 높 이 나 는 것 은 법 가 의 정 치 학, 공 천 하 와 입 군 위 민 임건순 동양철학자·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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