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11월호

82 “옛날에 능히 공과 명성을 다 이룰 수 있었던 자는 많은 사람들이 힘으로 돕고 측근이 정성으로 친분을 맺고 먼 자가 명성으로 칭찬하며 신분이 높은 자가 세를 가지고 추대하 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하므로 태산 같은 공을 길이 국가에 세우고 일월 같은 명성을 오래도록 천지에 드러낼 수 있었다.” - 『한비자』, 「공명(功名) 편」 법가의 군주관, 공익의 담지자로서 민본사상이 핵심 한비자는 임금이 천명을 받았다느니 뒤에 하늘이 있다느니 그런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많은 사 람들이 천하의 일을 잘해 봐서 세상을 평안하게 해 보라 추대해서 군주가 만들어졌다고 이야기했죠. 그래 서 군주가 된 사람은 사보다는 공을 생각하며 천하를 다스려야 한다고 했죠. “성인이 천하를 다스릴 수 있음은 베푸는 것에 있지 스스로 취하는 것에 있는 게 아니 다. 백성들이 성인을 따르는 것은 성인이 그들에게 베풀었기 때문이다.” - 『신자』, 「위덕(威德) 편」 천하는 군주 자신의 것이 아닙니다. 공천하(公天下)입니다. 그러니 베풀어야 하고, 그래야 백성들에게 군주가 군주인 것입니다. 어쩌면 민본을 말하는 유가사상보다 더 민본주의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법가 사상은 군주에게 좋은 정치를 요구했고, 또 그것이 단순히 말과 수사만이 아니라 현실화될 수 있게 사회 공학 프로그램을 준비해 그걸 ‘법’으로 명확히 해 밀어붙였습니다. 그러나 단지 법과 술만으로 세가 강해지고 공고해지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잘해 백성들의 지지를 얻 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화살이 약해도 바람이 세면 멀리 갈 수 있다고 하면서 결과적으로 백성들에게 이 익을 주어 신뢰와 지지를 얻으면 세가 강해진다, 세의 궁극적 완성이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 “활이 약한데도 화살이 높이 나는 것은 바람을 타기 때문이다. 자신은 어리석어도 명령 이 행해지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얻기 때문이다.” - 『신자』 「위덕(威德) 편」 “자정자가 손수레를 끌고 높은 다리 위를 오르려고 하였으나 버틸 수가 없었다. 자정이 수레멍에에 걸터앉아 노래를 부르자 앞에 가던 자가 멈추고 뒤에 오던 자가 달려와 수레 가 이내 올라갔다. 만일 자정에게 사람들을 끌어모을 재주가 없었다면 자신이 비록 힘을 │문화의 힘 │ 나라를 구하는 법가(法家)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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