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12월호

12 력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연설을 하러 갈 때 연 설문을 미리 준비하지 않습니다. 연설도 하나의 대화인데, 현장에서 청중들과 직접 눈을 마주치면서 그들이 궁금해 하는 이야기,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거든요. 여러분도 경험이 있지 않습니까. 일방적으로 자기가 하 고 싶은 말만 늘어놓는 연설은 정말 지루하잖아요. 그래 서 저는 민주주의란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역지사 지(易地思之)’라고 생각합니다. 제 좌우명도 ‘역지사지’죠. 세상에는 일방적으로 옳은 사람도 틀린 사람도 없습니 다. 다만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상호 변 화하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민주주의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배우게 되는 아주 좋은 제도라고 생 각합니다. 민주주의가없으면변화와혁신이없고, 혁신하지못하면 개인도집안도국가도결국망하게됩니다. 어릴때저는 “부 자 3대를 못 간다”는 말이 단순히 부자가 도덕적으로 깨끗 하지못해서그런거라고생각했거든요. 그런데그것이아니 고, 부자도 부자라는 삶에 안주해 변화하고 혁신하지 못하 면 3대를못가고망한다는의미라는생각이들더군요. Q 민주주의는 변화와 혁신을 배우는 제도라는 말씀이 인상적입니다. 민주주의의 구현에는 민주주의적 리더 십도 반드시 필요한데요, 안 지사님이 생각하는 민주주 의적 리더십은 또 어떤 것일까요? 민주주의적 리더십이란 방금 말씀드렸듯이 대화와 소통 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또, 공정과 투명, 견제와 균형, 참여 와자치가그뼈대여야합니다. 민주주의적리더는언제든지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한 환경을 만 들어야 하고, 권력을 제왕처럼 독점하지 않고 나누는 것이 최고의성과를얻는길이라는확고한믿음이있어야하죠. 민주주의적 리더십은 시민과 언론, 의회, 공직자에게 결 정권을 나눠 주고, 정보를 함께 공유하면서 토론을 통해 투명하게 의사를 결정하게 합니다. 그런데 이런 리더십은 리더 개인의 성품이나 자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민주 주의적 신념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성품이 아무리 좋고, 상 대방을 존중한다 해도 ‘철인정치’를 믿는다면 민주주의적 리더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민주주의 리더는 선거라는 정당성을 내세워 권력을 휘 두르지 않고, 민주주의가 법과 제도에 의한 통치라는 사실 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누구나 옳을 수도, 틀릴 수 도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이 가진 권한과 자원을 대중들의 참여를 이끄는 데 사용할 수 있어야 하죠. 이런 참여를 통 해 올바른 제도를 만드는 사람이 바로 민주주의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 리더십, 팔로어십 통해 완성돼 Q ‘촛불혁명’이라는 세계사적인 민주주의 혁명을 이루었 지만, 우리사회에서정작민주주의적리더십을갖춘리더 는찾아보기가쉽지않은것같습니다. 왜그런걸까요? 리더십은 다양한 사회적 주체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만 들어지는 것입니다. 다양한 조건과 사건, 정책 속에서 변형 되고 재창조되는 역동적 개념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민 주주의리더십은민주주의팔로어십을통해서완성됩니다. 하버드 리더십스쿨의 바버라 켈러먼 교수도 “훌륭한 리 더는 팔로어가 만들고, 성공한 팔로어의 역할을 경험해본 사람만이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했지요. 우리 속담 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지만, 저는 민주주의란 모두가 사공이 되는 거라고 봅니다. 다만, 민주 주의 리더는 배가 산으로 가지 않게 방향만 잡을 뿐이죠.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는 기러기들을 보세요. 그 많은 기러기들이 무리를 지어 질서정연하게 한 방향으로 날아 갈 수 있는 것은 가장 힘든 역할인 선두자리를 순서대로 교대하면서 날아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리더와 팔로어가 │인터뷰│ 만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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