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법무사 1월호

꺼냈을 때 겁부터 내면서 말리는 부인들이 많을 것이다. 가정의 미래가 불안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무조건 겁을 내고 반대할 일은 아니다. 내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귀를 열고 들어주고 정서적 공감 과 응원을 해줄 일이다. 그 일을 실제로 하느냐 여부에 상관없이, 그 과정 자체가 가족 사이 에서의 소중한 연대이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 들어서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서 상실감에 휩싸이는 경우가 많다. 여성들의 경 우 그동안 가족들을 위해 살아왔는데, 이제 아이들로부터 한숨 돌릴 만하니 막상 내가 이 제야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자문하게 된다. 그래서 나를 잃어버린 삶을 살아왔던 것에 대 한 상실감이 밀려온다. 남성들의 경우도 경제활동을 접고 직장에서 은퇴라도 하고 나면 급 속도로 무력하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은퇴 이후 자기의 삶을 끌고 나갈 무기를 찾지 못한 채 무력감을 겪게 된다. 자아를 잃어버린 단절의 시간이 너무도 길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금 당장은 어렵다 해도 그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일은 중요하다. 현 실적인 이유 때문에 당장은 다른 일상, 다른 직업에 갇혀 살아가야 한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나의 삶을 살아가려는 꿈을 버릴 일은 아니다. 한번 그 끈을 놓아버리면 시간이 흐른 뒤 다 시 살려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여러 차례 인생의 전환점들이 있다. 학교를 마치고 사회로 나가 직업을 갖게 될 때, 자신이 선택한 직업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적성에 대한 판단이 들 때, 나이가 들어 아이들을 다 키우고 다시 내 삶을 생각하게 될 때, 직업에서 은퇴를 하고 남은 삶을 설계할 때, 그때마다 내가 원하는 일과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기회를 갖게 된다. 그때 자신에 대해 준비되어 있는 사람만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살고 싶은 삶을 주도적으로 찾아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가는 일이 가능하다. 누구나 생물학적으로 단 한 번밖에 살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의 결단에 따라서는 여러 번 의 삶을 살 수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삶이 나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 새로운 삶을 위 한 길을 찾는다면 우리는 또 한 번의 삶을 살 수 있다. 이제는 일찍 늙는 시대가 아니다. 아름다웠던 시절에 간직했던 꿈을 간직하고 살아갈 수 있다면, 우리는 언제까지나 늙지 않는 젊음일 수 있을 것이다. 내 삶의 길은 이미 정해져 있 다고 안주하기에는, 우리의 인생이 무척 길다. 83 법무사 2018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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