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법무사 2월호
생기고부터는 보육원이나 입양기관 앞에 아이를 갖다 놓 아도 아이를 받을 수가 없어요. 출생신고가 안 되어 있으 니 받으면 불법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베이 비박스로 오는 거예요.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이 법이 생 기기 전에 베이비박스를 만들었으니 다행이지 없었다면 어쩔뻔했나, 아이들이얼마나죽어갔겠어요. 그래서 이번에 오신환 의원과 함께 베이비박스 합법 화와비밀출산제를골자로하는법안을발의한것으로알 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밀출산제’란 무엇인지요? 아직 생 소한분들도있을겁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심각한 저출산 국가인데, 20년 전 프 랑스가꼭그랬어요. 이래서는나라의미래가없다고생각 한 프랑스 정부가 ‘비밀출산제’를 도입했습니다. 한마디로 국가가 위기임신 때부터 출산까지전 과정의 비밀을 보장 하고 지원할 테니 마음 놓고 출산을 하라는 정책이죠. 이 제도 덕분에 지금 프랑스는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 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제도를 도입하자 는것이법안의주요골자입니다. 비밀출산특별법, 친생모가명으로출생신고가능토록 정확하게는 「임산부 지원 확대와 비밀출산에 관한 특 별법」이죠?이법에따르면비밀출산은어떻게진행되나요? 먼저국가와지자체에비밀출산을돕기위한의무를규 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가와 지자체가 비밀출산 지원기 관인 상담기관을 설치하면, 상담기관에서 비밀출산을 안 내하게 되는데, 산모가 비밀출산을 원하면 보건복지부령 에지정된병원에서비밀출산을할수있습니다. 의료기관은 비밀출산 한 임산부의 신원과 개인정보가 공개되지 않도록 철저히 비밀에 부쳐야 하죠. 아이가 출생 하면 상담기관은 출생증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출생증서 에는아기의이름과출생일·장소, 친생모의이름과주소, 주 민등록번호, 그리고상담기관의명칭과담당자가기록됩니 다. 상담기관이 이 출생증서를 법원에 제출하고, 친생모의 가명으로 출생신고를 하면 아기는 입양기관을 통해 입양 이됩니다. 이전과정의비용은국가가책임지는거고요. 비밀출산을 하면 출생 정보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 게 되는데, 만약 입양된 아이가 커서 친생모에 대한 정보 를알고자한다면어떻게하나요? 애초 법안의 초안에서는 아이가 16세가 되면 비밀출산 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단, 친생모의 이름과 주소와 같은 개인정보는 친생모의 동의하에 공개 하도록 하고요. 그런데 공청회 등을 통해 영아의 입양정 보나 친생모의 신원정보의 공개와 관련한 규정은 법원의 판단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 견들이 많아서 최종 법안에서는 「대법원 규칙」으로 정하 도록했습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베이비박스의 필요성도 줄어들 것 같은데, 그때베이비박스는어떻게될까요? 베이비박스를 찾는 친생부모의 대다수는 출생신고의 어려움 때문에 이곳을 찾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어 비 밀출산제가 보장되면 베이비박스를 찾을 이유도 사라지 죠. 그때 베이비박스는 불법체류노동자나 주민등록이 없 는 사람 등 소수의 비밀출산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 한 ‘긴급영아보호소’의 역할을 하면 될 거예요. 사각지대 의생명을보호하는일도중요하니까요. 베이비박스는 최후의 수단이지 최선이 아닙니다. 베이 비박스가 생명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생명을 살리 게 되면 자연스럽게 베이비박스는 상징으로만 남게 될 것 입니다. 그것이 올바른 길이죠. 이 법안이 꼭 통과되어 그 런날이올수있기를바랍니다. 13 법무사 2018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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