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게네스 무엇인가 주는 사람에게는 꼬리를 흔들고, 주지 않는 사람에게는 짖어 대고, 나쁜 자는 물어뜯기 때문이다. 알렉산더 무엇이건 원하는 것을 말해보라. 디오게네스 햇빛이나 가리지 말고 비켜라. 알렉산더 그대는 짐이 두렵지 않은가. 디오게네스 도대체 당신이 누구인가? 선한 자인가, 아니면 악한 자인가? 알렉산더 물론 선한 자이다. 디오게네스 그러면 누가 선한 자를 두려워하겠는가? 햇빛이나 가리지 말고 비키라는 모욕적인 말을 들은 알렉산더 대왕이 마음을 달리 먹 었다면 디오게네스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알렉산더는 오히려 만 일 자신이 알렉산더가 아니었다면 디오게네스이기를 바랐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디오게네스의 말을 듣고 알렉산더는 모욕을 당했다고 느끼면서도 그의 기개에 감 명을 받았다는 얘기가 『플루타르크 영웅전』을 통해 전해진다. 견유학파(犬儒學派)로 불리는 디오게네스는 기행을 일삼은 철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이처럼 자기 시대의 제 왕조차도 두려워하지 않는 자유인으로 살았다. 그의 자존감은 자기 외부의 무엇에 의 해서도 제약받지 않으려는 자유로운 삶에 대한 의지였다. 결국은 자기의 삶을 사는 문제이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살 아가면서 흔히 자기가 아닌 타인의 요구에 맞추어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외부의 평판과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여 얽매 이게 되면 자유롭지 못하고 구속받는 삶을 살게 된다. 루소(Jean-Jacques Rousseau)는 『인간불평등 기원론』에 서 원시 자연 상태에서는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살던 인간이, 사유재산이 생긴 이후에는 수많은 새로운 욕구에 의해 자연 전체, 특히 다른 인간들 에게 예속되고 말았음을 지적한다. 그리하여 타인들로부터 받는 호의적인 평가와 존 경이 가치를 갖게 되었고, 인간은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자신의 실제 모습과 달 리 보여야만 했다. 그래서 위압적인 호사와 기만적인 계략, 그리고 그런 것에 수반되 는 모든 악덕이 나왔다고 말했다. 외부의 평판에 매달리는 속박 문화의 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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