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법무사 7월호

가질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 고독은 생각만큼 두려운 것이 아니다. 여기서 소개한 두 철학자 푸코나 아렌트의 공통점은 말년 에 가서 내면으로 돌아갈 것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사실 젊은 시절 두 사람은 권력이나 정치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던 학 자들이었다. 그런데 말년에 가서 고독한 사유, 자기배려, 자기 와의 대화 같은 인간 내면의 문제로 관심을 이동했다. 그것이 세상과 단절하여 개인의 밀실에 갇혀 버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은 앞에서 설명했다. 두 사람이 주문했던 것은 우리가 보다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나서 다시 세상으로 나갈 필요에 대한 것이었다. 고독한 사유를 통해 자기와의 대화를 거쳐 더 넓고 깊은 인간으로 성숙해서 세상으로 다시 나갈 때, 그 세상도 진정으로 좋은 세상이 될 수 있 다는 의미가 거기에는 담겨 있다. 두 사람의 이러한 공통점은 우리의 경험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정신없이 살아가다 자기 삶의 결핍된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결국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대개는 인생의 후반기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는 패턴인 지도 모른다. 푸코에 대한 전기를 쓴 디디에 에리봉은 푸코의 글쓰기가 말년에 들어 많이 변했다 고 얘기한다. 젊은 시절의 타는 듯한 글쓰기, 불꽃같은 문체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조 용하고 침착해졌다고 말한다. “아마도 다가오는 죽음이, 그리고 몇 달 후에 그것이 닥치리라는 예감이 푸코로 하 여금 자신이 그렇게 열심히 읽었던 세네카의 ‘철학적 삶’을 본떠서 평온의 길을 택하 게 했던 것 같다. 푸코는 자기 문체에 변화를 일으킬 만큼 고대의 지혜를 내면화한 것 같다. 작가의 문체는 결국 그 사람의 문체인 것이다.” 결국은 내면으로 돌아가 마음의 온유함을 찾고자 하는 우리들의 삶과 닮아 있다. 젊 음이 일생 가운데 불꽃같은 시기였다면 더 나이가 든 후에는 그 격정 이후의 평화로 움을 얻고 싶어 하는 게 우리의 마음일지 모른다. 더 일찍 자기의 내면을 돌보며 넓고 깊은 자아를 만들어 간다면 우리의 삶이 더 튼튼해질 수 있을 것임은 물론이다. 고독은 우리를 성숙하게 한다 83 법무사 2018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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