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법무사 8월호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말이있다. 사회속에서제각기 살아 나갈 방도를 찾는다는 뜻이다. 살아가는 환경이 어렵고 만인에 대한 만인의 경쟁 이외에는 다른 길을 찾을 수 없을 때, 우리는각자혼자서살아갈길을찾게된다. 하지만이것은대단히냉혹하고슬픈삶의방식이다. 우리사회의공동체에는수많 은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는데, 서로를 쳐다보지 않고 각자 살아가다니. 우리가 함께 살아갈가능성에대한체념이나절망의결과라는점에서비극적인일이다. 과연 혼자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가능할까. 인간은 더불어 사는 존재다. 아무리 각 자도생을 외치는 세상이라 해도, 그것은 불행한 삶이 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 살아가 는 인간의 소중한 미덕을 알지 못하는 삶이기 때문이다. 톨스토이는 “사람은 사랑으 로산다”며 “모든인간은자기만을생각하고걱정한다고살수있는것이아니라사람 에의해살아가는것”이라고말했다. 물론 인간은 이기적인 본성을 갖고 있다.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내 손가락에 상처 를내기보다온세계가파멸하는것을선호한다고해서이성에반하는것은아니라며, “내손가락이다칠지모르는순간, 나이외의세계는관심에서사라지게된다”고했다. 얼마나 솔직한 얘기인가. 내 손가락이 아프면 일단은 온 신경이 나에게 집중되고, 그 이외의 세상은 나중 일이 되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에게는 자기 자신의 삶과 평안 이타인의그것보다중요하며, 그런점에서인간이란욕망의지배를받는이기주의자 들인지모른다. 인간들의이기적본성은우리가사는세상을혼돈속으로몰아넣어왔다. 우리가겪 고 있는 환경파괴, 핵전쟁의 위협, 빈부격차와 양극화, 갈등과 전쟁의 위협은 모두 인 간의 이기적 본성이 지구적 재앙을 불러오고 있는 일들이다. 우리가 이기적 본성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힘들어지고 장차 인류는 지구상에서 멸망할지 도모르는일이다. 하지만생물학자리처드도킨스는 『이기적유전자』에서인간이이기적인행동을수 행하는존재라는점을인정하면서도, 이기적유전자에반란을일으킬이타주의적능 력을갖고있음에주목한다. 인간이근본적으로이기적인존재라고가정한다고해도, 장래의일을내다보는인간의능력은맹목적인이기성으로인한최악의상황에서우 리를구해줄것이라는것이다. 적어도 인간에게는 눈앞의 이기적 이익보다 장기적인 이익을 따질 정도의 지적 능 인간은 이기적이나 이타적인존재 79 법무사 2018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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