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세월호 구조작업이 계속되는 시간 동안 많은 국민들은 자신 이 아이들을 그렇게 만든 것 같은 죄책감에 사로잡혀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이는 사회구성원으로서 책임의 윤리이다. 마이클 샌델은 “도덕적 책임은 합의라는 자유주의 윤리를 넘어선다”며 우리 에게는 합의가 필요 없는 연대 의무, 소속의 의무가 있다고 강 조한다. “우리는 자신의 선택과 상관없이 도덕적으로 한데 묶 여 있고, 우리를 도덕적 행위자로 만드는 서사에 연관되어 있는 사람이다”라는 것이다. 부모가 나를 키우면서 제 역할을 못해주었다고 해서, 내가 나중에 늙은 부모를 보 살필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부모의 노년기에 보살필 것에 대한 어떤 약속이 없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함께 살아온 가족으로서의 특별한 책임이다. 마찬가지로 사 회구성원으로서 나는 동료 시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기여할 공동의 책임을 갖고 있 다. 물론 그 바탕은 도덕적 힘이다. 도덕적 힘이 있을 때 비로소 나는 다른 사람들의 처 지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연대의 책임을 지려 할 것이다. 우리는 공동체에 대한 의무를 갖고 있다. 샌델이 말했듯이 인격을 갖춘다는 것은 여러 부담을 인식하며 산다는 뜻이다. 나 하나만 생각하고 산다면 때로는 편하고 쉬 울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내 삶의 의미를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는 태도이다. 인간 이라는 특별한 삶의 기회를 얻어 사회라는 서사의 일부로 태어난 나라는 존재는 그에 합당한 여러 요구들을 받고 있다. 나를 넘어 더 넓은 세계의 지평에 눈을 뜨고, 그 속에서 나의 존재를 생각하며 살아 갈 때 비로소 내가 산다는 것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적인 것 중에 나 와 무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로마 작가 테렌티우스의 말은 그래서 오늘에도 되 새길 만하다. 몇 해 전 겨울, 스무 살 서울대생이 건물 옥상에서 몸을 던 졌다. 그는 죽으면서 ‘제 유서를 퍼뜨려 주세요’라는 제목의 유서를 남겼다. 죽는다는 것이 생각하는 것만큼 비합리적인 가장 힘들 때 전화 걸 누군가가 있는가 우리는 도덕적으로 한데 묶여 있다 81 법무사 2018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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