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법무사 9월호

같은 우리의 처지와 조건들 사이에는 작은 차이가 있습니다. 인간이라 불리는 티끌들을 구별하는 이 모든 사소한 차이들이 증오와 박해의 구실이 되지 않도록 해주소서.” - 제23장 「신에게 올리는 기도」 가운데서 실제로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배척하고 미워하는 모습을 흔하게 발견한다. 대표적인 것이 선거 때면 생겨나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이다. 사람마다 정치에 관한 철학이나 견해는 다양하다. 누구나 자신의 생각에 따라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을 선 택할 권리가 있다. 그것은 다른 누가 강제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그 같은 정치적 견해의 차이, 특히 정치인에 대한 호·불호의 차이 를 참지 못하는 문화가 있다. 자신의 생각은 절대선이고, 그와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의 생각은 절대악이 되어버리고 만다. 포털이나 SNS에서 기승을 부리는 악플 현상은 그 같은 선와 악, 이분법의 결과다. 하지 만 다른 것은 다른 것일 뿐, 나쁜 것은 아니다. 그가 나와 생각이나 가치가 다르다는 이유 로 나쁜 사람으로 규정될 이유는 없다. 누가 옳은 것인지를 지금 판단할 수 있는 일도 아 니다. 그 시대에는 옳다고, 혹은 틀리다고 확신되었던 일들이 훗날 다르게 평가받은 일은 비일비재하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2015년 6월 26일,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역사적 판결을 내렸다. 동성커플들의 희망은 법 앞에서의 평등한 존엄을 요구한 것으로, 헌법은 그 권리를 그들 에게 보장해야 한다고 판결문은 선언했다. 이 판결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평등하게 사랑 할 권리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종교적 신념의 차이에 따라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목소리 도 여전히 있지만, 이미 세계 21개 국가에서 동성 결혼은 합법화된 상태다. 동성 결혼에 대한 오늘의 평가가 후일에는 어떤 평가로 이어질 것인지는 누구도 단정 하기 어렵다. 동성 결혼에 대한 과거의 평가가 오늘 이렇게 뒤집어졌듯이 말이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과거에는 옳다고 당연시되던 것이 오늘에는 잘못으로 간주되 고, 반대로 과거에 잘못이라고 손가락질을 받던 것이 오늘에는 당연시되는 일이 많다는 사실이다. 시대의 가치는 계속 변화한다. 미국에서 흑백 인종 간의 결혼으로 처벌받았던 러빙 부부 재판은 더 생생한 사례다. 1958년, 24세 백인 남성 리처드 러빙과 18세 흑인 여성 밀드레드 러빙은 워싱턴 D.C.에서 그때는 옳고 지금은 틀리다 문화의 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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