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인종 간의 결혼을 금지한 주법에 따라 이들은 추방령을 선고 받아야 했다. 하나님이 각 인종들을 각기 다른 대륙에 살게 한 것은 그들을 서로 섞이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판결 이유였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황당한 얘기로 들리지만, 그래서 이들 부부는 1967년에야 미국 연 방법원의 위헌 판결에 따라 합법적인 결혼으로 인정받게 된다. 지금은 인종이 다르다고 해서 결혼을 금지하는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나 상상이 안 되지만, 불과 195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흑백 인종 간의 결혼은 금지와 처벌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중세시대 지동설을 주장했다가 종교재판을 받았던 갈릴레이 의 경우도 시대에 따라 참과 거짓이 뒤바뀐 경우다. 이미 코페르 니쿠스는 20년 동안의 천체 관측을 통해 태양만이 1년간 크기가 거의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를 바탕으로 태양계의 중심이 지구가 아니며, 지구를 비롯한 행성들이 태양 주변을 간단한 궤도로 돈다는 사실을 확신했다. 코페르니쿠스에게 우호적이었던 갈릴레이에게 교회는 코페르니쿠스 천문학을 옹호 하지도, 가르치지도 말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갈릴레이는 교회의 경고를 가볍게 여기고, 1632년 출간한 『두 가지 주요 세계관에 관한 대화』에서 코페르니쿠스적 주장에 확실하 게 기우는 입장을 보인다. 지구가 만물의 중심이라는 명제는 고대로부터 이어져 온 것이었고 아리스토텔레스도 지지한 견해였다. 그런데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 이 아님을 인정하는 것이고, 인간이 가장 중요한 존재임을 부인하는 것이 된다. 이는 신이 인간을 위해 우주를 창조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는 것이다. 결국 교황 우르바노 8세는 이 책의 배포를 금지하고, 지동설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교 회와의 약속을 어긴 갈릴레이를 종교재판소에 회부한다. 교회의 청문회 과정에서 갈릴레 이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만, 종교재판소는 갈릴레이의 견해 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대화』를 금서로 지정하며 그를 구금하도록 선고를 내린다. 그러나 재판관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뉘우쳐야 했던 갈릴레이는 1979년에 교황청으로 부터 명예를 되찾게 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황청 과학원에서 열린 아인슈타인 탄 생 백주년 기념행사에서 “신학자, 과학자, 역사가 들이 갈릴레이 사건을 철저히 검토하여 솔직히 그 과오를 인정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에 관해 품고 있는 오해를 불식함으 346년 만에 벗겨진 갈릴레이의 누명 81 법무사 2018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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