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에 대한 자부심과 사대주의의 공존 10월 9일은 한국인이면 누구나 다 아는 한글날이다. 1991년 공휴일에서 제외됐다가 23년 만인 2012년, 국회 가 ‘한글날 공휴일 지정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다시 공휴일로 지정됐다. 전 세계적으로 문자 창제일을 국경일 로 지정해 기념하는 나라는 우리가 유일하다. 오랜 시간 에 걸쳐 자연발생적으로 생성·발전한 한자나 로마자와는 달리 한글은 「훈민정음」을 통해 백성을 위한 것이라는 분 명한 동기와 목적을 밝히고 창제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의 한글에 대한 자부심은 익히 잘 알려져 있 다. 가장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한글을 꼽고 있으며, 의류나 각종 포장재의 문양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2009년에는 인도네시아 소수부족인 찌아찌아족 이 한글을 공식문자로 도입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 면서 ‘한글 수출’에 대한 기대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찌아찌아족의 한글 공인은 결과적으로는 실패 로 끝났다. 찌아찌아어는 음절 간의 대립이 있어 한글로 표기하기에는 적당치 않을뿐더러 경제적 지원을 미끼로 일방적으로 강행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그 과정에서 우리 국민의 한글에 대한 생각은 이중적이다. 자부심과 동시에 특히 영어 등 외 국어에 대한 사대주의도 갖고 있다. 사진은 2016.10.9. 570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문화연대 '우리말 가꿈이' 대학생들이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 서 피켓을 들고서 바른 우리말 쓰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한글이 널리 쓰이게 된 것은 그 안에 담긴 평등사상 때문이다.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기 때문에 평등한 문자생활, 평등한 사유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글의 진정한 의미는 여기에 있다. 17 법무사 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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