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법무사 10월호

악을 즐겨 불렀는데, 10여 년 전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후 신비한 경 험을 했습니다. 갑자기 기침이 시작되더니 며칠에 걸쳐 멈추지를 않더 라고요. 아마도 그때 폐 속에 붙어있던 나쁜 찌꺼기들이 다 빠졌던 것 같아요. 그 후 기관지가 좋아지고 폐활량도 크게 늘어나서 성악에 도전 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죠.” 가톨릭 신자였던 그는 그길로 가톨릭 수원교구 합창단에 오디션을 보았고, 뜻한 대로 성악에 입문하게 된다. 하지만, 뒤늦게 시작한 성악 의 길이 그리 호락호락할 리는 없었다. 호주국립오페라단의 주역 테너 가 자기보다 더 좋은 발성기관을 가졌다고 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계기 가 되었지만, 생각만큼 실력이 늘지 않았다. “성악은 흔히 복식호흡이라고 하는 ‘횡격막 호흡’을 통해 공명된 소리 를 내는 시간 예술이죠. 성악가는 어떤 마이크나 음향장치 없이 공명된 목소리 하나로 큰 극장을 울려야 합니다. 체력도 좋아야 하고, 많은 노 력과 연습이 필요하죠. 그야말로 극한 작업 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나 그는 세계적인 벨칸토창법 지도자 백태범 선생의 지도를 받은 후 목이 트였다. 이후 메트로폴리탄 주역배우로도 활동했던 이지성악아카데미 지도교수 소프라노 이지 연 선생을 만나 실력도 일취월장 키울 수 있 었다. “바리톤으로 7년, 테너로 5년을 노래했는 데, 저에게는 좋은 스승을 만난 것이 큰 행 운이었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금처럼 법 무사와 성악가를 겸하면서 사회에 봉사하며 사는 것이 저의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 니다.” 그에게는 법무사와 성악 모두 놓칠 수 없 는 중요한 사명이다. 자신이 원했던 길은 아 니었지만 검찰 공무원으로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었고,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도우며 법률구조의 소중함도 깨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성악을 통해 사람들의 마 음을 위로하는 봉사를 하며 여생을 보내고 싶다.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환자들에게 중국어로 노래를 불러준 적이 있었어요. 그 노래를 듣고는 한 여성분이 저를 쫓아와 한 곡만 더 해달라고 청을 하는 거예요. 제가 부 른 중국어 노래를 듣고 심장이 뛰었다면서 요. 그래서 즉석에서 「피가로의 결혼」에 나 오는 아리아 한 곡을 불러줬죠. 노래가 끝날 무렵에는 복도 한가득 사람들이 모여들어 제 노래를 듣고 있었어요. 지금도 잊히지 않 는 감동적인 장면입니다.” 앞으로는 중증환우나 죽음을 앞둔 호스피스 병동 환자들을 위한 봉사를 최우선으로 해보고 싶고, 음악으로 모든 이들과 소통하면서 감동을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법무 뉴스 ‘법무사가 달린다’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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