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출근해 일하고 노래하고 법무사를 천직으로 생각하며 공익활동을 통해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에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갈수 록 어려워지는 업계의 상황에 불안감을 느 끼는 건 그도 매한가지다. “아무래도 법무사의 업무영역을 더욱 확 대하는 것만이 난관을 극복하는 길이 아니 겠어요? 제가 법무사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하면 사람들이 아직도 ‘법무사’가 무슨 일을 하는 전문직인지 생소해합니다. 일반 국민들 에게 법무사의 직역을 알리고 위상을 확대 하는 일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법무사가 국민에게 진정으로 봉사 하는 법률전문가라는 사실이 각인될 수 있 도록 조직적으로 공익활동을 해나가는 일도 꼭 필요하고요. 신임 집행부에서 이런 의견 들을 많이 수렴해서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법무사와 성악가를 모두 병행해야 하는 그는, 그래서 늘 새벽같이 출 근을 한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도 새벽 부터 저녁까지 일과 발성연습, 노래연습을 병행했다. 체면과 권위보다 더 소중한 가치 를 꿈꾸는 그는 업무적으로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스스럼없이 후배들에게 전화해 협조 를 구하기도 한다. 아마도 그런 진정성과 열 정, 성실함과 끈기가 보통의 프로 성악가들 도 하기 힘들다는 독창회를 자신 있게 개최 할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노래 가사 한마디 한마디에 저의 온 정열 과 호흡을 쏟아부어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 는 공연을 해보려 해요. 앞으로는 중증환우나 죽음을 앞둔 호스피스 병동 환자들을 위한 봉사를 최우선으로 해보고 싶고, 음악으로 모든 이들과 소통하면서 감동을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성악의 길 이해하는 아내는 ‘나의 힘’ 「사공의 노래」와 「그리운 금강산」, 두 곡의 가곡으로 시작해 무대와 객석을 가득 채운 아름다운 노래들의 향연이 펼쳐지던 바리톤 은성기 법무사의 공연이 어느덧 종반을 향해가고 있었다. 공연 말미에는 은 법무사가 늘 감사해 마지않는 스승, 소프라노 이지 연 선생도 깜짝 등장해 관객들의 귀가 더욱 호사를 누렸다. 막간 휴식시간에는 대기실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윤준 수원지 방법원장, 황승수 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장, 그리고 동료 법무사들과 이웃·친지들이 꽃다발을 전하며 아낌없는 축하를 보냈다. 특히 수원지방법원에서 오랜 동안 민사조정위원으로 활약하며 인연 을 맺었던 윤준 법원장은 “이렇게 성악을 잘하시는지 몰랐다”며 “기대 이상의 감동을 받았다”고 놀라움을 전했다. 그의 공연을 찾은 많은 사람들로 인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그의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48세에 막둥 이인 그를 낳고 96세에 돌아가신 그의 어머니를 20년간 지극정성으로 모셨던 그의 아내, 세상에서 가장 가깝지만 가장 먼 존재일 수도 있는 아내가 누구보다 그의 길을 격려하고 지원하고 있다고 하니 더욱 신뢰 가 갔다. 앙코르 무대가 끝나고 그는 아내를 향해 이런 헌사를 했다. “제가 공연준비로 밤잠을 설치며 긴장하고 걱정할 때, ‘평상시대로 보여주면 되지,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라’는 아내의 격려가 큰 힘이 되 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힘든 성악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었던 것도 내 길을 이해하고 격려하며 늘 용기를 준 아내의 공이 큽니다. 아 내에게 정말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객석 중앙에서 수줍은 표정의 그의 아내가 관객들을 향해 인사를 했 다. 은성기 법무사는 음악회 다음 날인 9월 21일, 원천동 사무소를 찾 아 공연후원금 904만 9000원 전액을 기부했다. 61 법무사 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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