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법무사 10월호
되어야할사람들은자신과같은생존자가되지못했기때문이다. 돌아오지못한그들이원칙이 었고, 살아남은우리는예외라며, 레비는스스로가가짜증인임을고백한다. 그것이살아남은자 의부끄러움이다. 하지만 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움에도 불구하고 레비는 양심의 증언을 했다. 그는 본래 유대계 이탈리아인으로서아우슈비츠에서살아남은생존자였다. 강제수용소에서풀려난뒤얼마되지 않은 1947년에수용소에서의체험을증언한 『이것이인간인가』를출간했다. 그러고는 오랜 시간이 흐른 뒤 1986년에 또 한 번의 증언록인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를 펴내고는 바로 다음 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살아남은 자가 할 수 있었던 증언조차도 그를 깊은절망에서구해내지는못했다. 우리가살아가면서갖는부끄러움은단지자신의잘못에대한반성에 서만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또한동시대인으로서의부끄러움을느끼게된다. 삶의바위를끝없이굴 려 올려야 하는 고통이 혼자만의 일은 아니다. 우리는 산꼭대기를 향해 저마다의 바위를 굴려 올리고있다. 모든인간에게서고통이피할수없는것이라면나만의문제는아닐것이다. 그래서쇼펜하우 어는 ‘동고(同苦,Mitleid)’의사상을통해고통의윤리학을제시하고있다. 선한사람은남의고통 을보면서자신의고통처럼아주가깝게느낀다. 그때문에그는다른사람들의고통을완화시키 기위해자신의향유를단념하고궁핍을감수한다. 그대신양심에거리낌이없는이타적인행위 를한뒤에충족을느낀다. 이때우리의참된자아가자신의인격뿐아니라세상의모든존재속에살아있음을확인하게 된다. 나 이외의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관심을 넓히고 껴안을 수 있을 때 나의 양심은 평정을 찾 고행복한삶을살아갈수있게된다. 내가 어려울 때 다른 이들에게 혼자서는 힘드니까 내 손을 잡아 달라 부탁하고, 내 옆에 있는 사람이어려울때는내가그의손을잡아줄수있을때, 비로소우리는세상을함께살아가는이 유를발견할수있다. 이세상을함께사는우리는서로에게위로를주고힘을주는존재일수있어야하지않을까. 과 연나는, 손길이필요한그누구에게손내밀어주는사람이될수있을까. 힘들땐 내손을 잡아요 85 법무사 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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