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운영위원회는 실망하 지 않고 회의를 거듭하며 해결책을 찾아냈다. “당사자들이 화해신청을 하고, 남구청까지 찾아와 화해지원회의에 출석하는 등의 절차가 무척 번거롭고 불편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 서 운영위원회에서 ‘소통방제도’를 생각해냈죠. 광주 남구지역은 아파트 밀집지역이니 아파트 단지나 마을별로 ‘소 통방’을 만들어 주민들 스스로 소통방에 모여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분 쟁을 해결하도록 도와주자는 것이었어요.” 광주시는 운영위원회의 제안을 받아들여 2016년 하반기부터 각 지 역별 소통방의 마련과 운영에 시 예산을 적극적으로 투입했다. 마을 단 위의 소통방에서 활동한 화해지원인의 양성을 위해 아파트 관리소장 이나 통장, 동대표, 마을활동가 등을 상대로 화해지원인 양성교육도 진 행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017년부터 지난 7월까지 센터와 소통방에 접수된 분쟁사건이 642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 중 545건이 해결되 어 화해성공률도 84.8%에 이른다. “마을주민들이 불편사항이나 분쟁민원이 있을 때는 소통방장이나 소통방에 있는 게시판에 포스트잇이나 사과쪽지를 붙여 직접 하소연 을 합니다. 그러면 주민들이 서로 쪽지를 붙여 묻고 답하면서 함께 해 결방안을 찾아가는 거죠. 그 과정에서 법적인 문제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면, 센터의 법무사나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해 해결을 하고요. 화해성공률이 점차 높아질 수 밖에 없었죠. 소통방에서 자체적으로 해결된 사건들은 통계에 잡히지 않으니 실제로는 상당히 많은 분쟁이 해결되고 있을 겁니다.” 소통방은 2017년 19개소가 운영되었는데, 올해 들어 37개소의 추가 설립을 목표로 현재 설립을 마쳤거나 설립 중에 있다. 광주시는 각 소 통방마다 4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 중이다. 풋사과, 빨간 사과 쪽지가 가진 소통의 힘 현재 소통방은 남구와 광주시를 넘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는 중이 다. 서울 중구와 대구 수성구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광주마을분쟁해결 센터의 운영방식을 벤치마킹해 마을분쟁센 터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문의가 쇄도하고 있어요. 지 자체뿐 아니라 한국갈등해결센터 등 민간기 업에서도 모범사례로 센터를 견학하고 갔을 정도죠. 민관협업에 관한 포럼 등 각종 세미 나에서의 사례발표는 물론, 행안부장관상, 국무총리상, 대통령상 등 각종 표창도 휩쓸 었답니다.” 서 법무사는 광주마을분쟁센터와 소통방 의 사례가 단지 마을분쟁을 넘어 학교폭력이 나 노사갈등으로 분쟁이 심화되고 있는 학 교나 기업현장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 고 전망한다. 실제로 그런 연구도 이루어지 고 있어 앞으로 사회통합과 소송사건 감소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은 익명사회라 하잖아요. 사람들이 서로 마주 보고 대화하는 것보다 글을 통해 간접적으로 대화하는 걸 선호하는 시대니까 소통방에서도 그런 특성을 적극 반영해 포 스트잇이나 사과쪽지를 적극 활용했어요. 예를 들어 해결하고 싶은 분쟁이 있을 때 는 풋사과가 그려진 사과쪽지(묻고)를 통해 상대 주민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거예요. 그러면 상대 주민이 그걸 보고 답하기 풋 사과 쪽지에 답장을 합니다. 그런 식으로 서 로의 입장에 대해 소통을 한 후에 문제가 해 결되면 이제는 빨간 사과가 그려진 사과쪽지 에 처지를 이해해줘 고마웠다든지 하는 식 으로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으면서 화해가 이루어지는 거죠. 사과쪽지는 특별히 광주비엔날레 디자인 센터에서 예쁘게 디자인을 해주었는데, 효과 법무 뉴스 ‘법무사가 달린다’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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