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법무사 11월호

자’(das Sterbliche)라고 했다. 산다는 것은 죽어간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인간은 원래 자 기의 선택과 의지에 따라 세상에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신 도모르게세상에던져졌을뿐이다. 그래서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 속에 던져진 존재이며, 죽음을 향해 가는 불안한 존재이다. 인간은 끝에 이르면 존재가 사라지고, 끝에 이르지 못하면 전체 존재에 이르지 못한다. 그렇기때문에내가누군지말하기가어렵다. 죽어서야내모습은완성된다. 죽음에대한불안을굳이피할필요는없다. 죽음까지가 는길을내삶을완성시켜가는과정으로받아들일때, 죽음의불안은삶에대한의욕으로 전환될수있을것이다. 늙어간다는 것이 의미 없는 삶의 유지가 아니라, 마지막까지 나를 원숙하게 성장시켜 가는 과정이라 생각할 때, 남아있는 삶은 여전히 의지와 활력이 도는 시간일 수 있다. 늙 을수록깊어지고넓어질수있는나를만들어가는노력이함께한다면말이다. 이렇듯죽음이삶의완성을향해간다는것은인간이나이가들 수록 성숙해짐을 의미한다. 빌헬름 슈미트는 “사람은 스스로 받아 들일수있는진실만있어도평정을잃지않고침착하게살아나갈 수 있다”면서 “나는 나이 듦에 맞서 싸우느라 모든 힘을 낭비하는 대신, 주름살에새겨진삶을자신있게내앞으로가져오고싶다”고했다. 자신의삶을자신 있고떳떳하게받아들일수있을만한노력을하면서나이를먹어간다는의미일것이다. 이렇게이제까지살아왔던시간들속에서의모습보다발전된나의모습으로노년을보 낼 수 있다면, 죽음은 내 삶을 완성하는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죽음의 의미 는내가어떻게해석하고받아들이느냐에따라달라진다. 우리는죽음에대한생각을통해삶을생각하게된다. 언젠가는닥칠죽음을나의것으 로 받아들임으로써 삶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빌헬름 슈미트는 죽음에 대한해석에따라삶의귀중한의미가발견될수있다고말한다. 그는 “삶뿐만아니라죽음 도해석의문제”라고설명한다. 죽음은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건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해석은 우 리에게위안을줄수있다. 그래서죽음은삶을가치있는것으로만들어준다. 한정적으로 만쓸수있는것은귀중하기때문이다. 영원한삶 속에서는 어떤것도 귀중하지않다 문화의힘 사람은무엇으로사는가?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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