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법무사 11월호

십명씩줄을서서대기하는민원인들의문의에답변을 하다보면정작필요한주요업무의처리가늦어져문건 접수업무가마비되곤했다. 그래서어느날묘안하나를생각해냈다. 민원인들이 자주 묻는 서식을 비치해 답변을 하는 대신 서식을 보 여주고 문건을 작성케 하면 편리하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던것이다. 곧필체가좋은강모주임을불러수 십 종의 민원서식 샘플을 만들도록 하고, 이를 민원인 실에비치했다. 그때부터 민원인들의 문의가 들어오면 답변 대신 해 당서식샘플을보여주고그대로작성해제출하라고안 내했다. 그러자놀라울정도로업무처리속도가빨라졌 다. 민원인들에게시달리는일도그만큼줄어들었다. 이 모습을 본 사법서사들이 넌 사법서사 안 할 거냐, 밥줄 다 끊는다며 항의를 하기도 했지만, 민원인의 불 만이눈에띄게감소하자상부의적극적인지원이이어 졌다. 민원실에는더많은서식이비치되었고, 나중에는 아예 복사기까지 들여놓고 민원인들에게 직접 서식을 교부토록했다. 얼마후에는언론에도보도되었다. 그러자전국법원 에서벤치마킹을하겠다며견학을오기시작했다. 이를 계기로점점비치하는서식도다양해졌고, 지금과같은 민원서비스시스템이정착되는기초가되었다. 필자는 이 일을 오랫동안 폐쇄적이었던 법원이 처음 으로 빗장을 풀고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간 첫 사례 로기억하고있다. 박재승판사, 박재승입회서기 서울민사지방법원에 근무하던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내게보통우편편지가한통배달되었다. 발신자를보니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필자가 근무하는 “민사2과”라고 표기되어있어서별생각없이편지를뜯어보았다. 그런 데내용이재판에관련된것들이고내편지는아니었다. 자세히 보니 필자와 동명이인인 판사에게 온 편지였 다. 편지의주인을찾아주기위해필자는곧박재승판사 를찾아갔다. 그런데박판사는이미나의존재를알고있 었다며반가움반, 묘한느낌반으로필자를맞이했다. 알고 보니 비상계획관실 직원이 당시 동원예비군이 었던 필자와 일반예비군이었던 박재승 판사를 헷갈려 필자의 4박5일예비군동원영장을박판사에게전달한 적이 있었고, 그 일로 자신과 한자까지 똑같은 일반직 직원박재승이있다는것을알게되었던것이다. 이후필자는필자가모신이흥복판사(전대전고등법 원장)와 박재승 판사의 후일담도 듣게 되었는데, 두 분 이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해서 동기모임을 나가면 이 판사가 박 판사에게 “박 계장~”이라 부르며 놀리곤 했 다고한다. 이름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훗날 법무사 개업을 하고 도계속되었다. 필자가개업한성남지원맞은편 ‘박재승 법무사 사무소’ 왼쪽에는 양재승 법무사 사무소, 오른 쪽에는 박병승 법무사 사무소가 각 20미터 이내에 포 진해 있다. 박재승, 양재승, 박병승 법무사 사무소를 헷 갈리지 않고 잘 찾아가는 일은 고객뿐 아니라 법무사 당사자들에게도쉽지않은일이다. 아직도세법무사는서로의우편물을잘못집어가거 나착각하는일들을계속하고있다. 87 법무사 2018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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