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법무사 12월호
고체계인지도모르겠다.” “또, 런닝셔츠도 상당히 좋아한다. 막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퐁퐁 풍기는 하얀 셔 츠를머리에서부터뒤집어쓸때의그기분이란역시소확행의하나이다.” 이렇게하루키는깨끗한속옷들을잘쌓아두고입는것에서일상의행복을느끼곤했 다. 세계적인작가가느끼는행복의크기가너무도소소하게생각되지않는가. 하지만그 러한작은행복을맛볼수있는것이거저이루어지는일은아니다. 하루키는 『이렇게작지만확실한행복』에서는이렇게말한다. “생활 속에서 개인적인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크든 작든 철저한 자기 규제같은것이필요하다. 예를들면꾹참고격렬하게운동을한뒤에마시는차갑게얼 린 맥주 한 잔 같은 것이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하고 혼자 눈을 감고 자기도 모르는 새중얼거리는것같은즐거움, 그건누가뭐래도작지만확실한행복의참된맛이다.” 하루키의 말처럼, ‘소확행(小確幸)’은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거친 사람이 맛보는 즐거 움이다. 힘들고 어려움이 있었기에 그 행복이 ‘확실한’ 것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삶에 대 한성실함의태도를가진사람이라야비로소행복을누릴자격이있는셈이다. 필자또한언제부터인가개인의소소한행복을즐기기시작했다. 지난날너무오랫동 안 ‘시대’와 ‘일’ 속에서 ‘나’를 잊고 살아서였는지, 이제는 자신만의 소소한 즐거움을 느 끼는 것이 좋다. 빵 구운 냄새가 가득한 베이커리 카페에 들어가 커피와 빵을 갖다놓고 노트북을열때, 한가한주말클래식카페를찾아가음악을듣는여유를부릴때, 모두가 잠들어있는 새벽 시간에 좋아하는 책을 펴고 한두 페이지 읽을 때, 남들은 다들 출근하 는 평일 아침에 바다를 보러 떠나는 자유로움을 누릴 때, 처음에는 작아서 답답했던 동 네 목욕탕이 점차 친숙하게 느껴질 때, 소용돌이쳤던 세상 속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소확행’을느끼게된다. 지나온 삶의 궤적이 거대한 것에 매달렸을수록, 그 길에서 우 여곡절의회한이많았을수록소확행의기쁨은농도가짙어진다. 큰돈을버는것도아니고, 나의존재감을세상에알리는것도아 닌데, 그런데서행복을느끼는데공감하지못할사람들이많을 행복은 내존재 자체에서온다 문화의힘 사람은무엇으로사는가?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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