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법무사 1월호

중학생들에게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물 었다. 괴롭히는 친구? 선생님? 아니다. 1등은 부모였 다. 그 이유는 더 충격적이다. ‘다 맞는 말인데 말을 너무 밉게 해서’란다. 맞는 말을 밉게 한다는 건, 대화의 ‘시작’에서 원인 을찾아볼필요가있다. 흔히착각하는게있다. ‘많이 알려주면충분한소통이된다’는오해다. 미리밝혔듯, 이건 오해다. 소통은 알려주는 게 아니다. 정보를 교 환하는 과정이 진짜 의미의 소통이다. 대화의 모습을 생각해 보자. 누군가 어떤 이야기 를 한다. 그런데 듣는 사람이 그 내용에 동의가 안 된 다. 그럼 ‘그렇게 생각할 게 아니라…’라며 본인 입장 에서의설명이시작된다. 자, 이걸소통이라고말할수 있을까?(특히설명하는사람이가정에서의나이로든, 조직 내 직급에서든 윗사람이라면?) 아마도 반박하는 설명을 들은 사람은 소통을 했다 기보다 ‘잔소리 들었다’는 씁쓸함이 더 클 것이다. 결 국요즘중학생들이 ‘부모’를가장싫어하는이유도이 런 태도 때문 아닐까? 그럼 대체 어떤 소통이 필요한 걸까? 말하기 전에 일단 들어야 한다. 쉬운 예를 들어 보자. 소위 ‘중2병’ 에 걸린 아이가 있다. 학원 끝난 시간이 지났는데도 집에들어오지않는다. 한시간쯤지났을까, 현관문이 열린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기다리던 부모가 말한다. “왜 이렇게 늦었어? 일찍 좀 다녀! 넌 하여튼 부모 마음은 안중에도 없고 네 생각만 하지?” 자, 이 말에 무슨 문제가 있을까? ‘왜 늦었어?’ 여기 서 끝났어야 한다. 그리고 기다려야 한다. 아이가 그 이유를 말해주기를. 아이가 한 시간 늦은 데엔 다양 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아름답게는) 수업 후에 뭔가 궁금한 게 있어 선생 님과 보충 학습을 하다가 늦었을 수도 있고, (일반적 으로는) 친구들과시간가는줄모르고수다를떨다가 급하게 집으로 향했을 수도 있다. 혹은 (안타깝게는) 가장 친한 친구에게 안 좋은 일 이 있어 위로를 해 주느라 시간이 필요했을 수도 있 고, (이런일은거의없겠지만) 집에오던중길을잃은 꼬마아이를만나서도와주느라늦었을수도있다. 이 유는 너무 다양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잘 듣지 못한다. ‘또 놀 다가 늦었겠지’라는 생각에 ‘빨리 들어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결국 이 대화에 소통은 없다. 소통이되려면결국마음이열려야한다. 상대가어 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다. 그래 야 상대를 이해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좀 더 발전적인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물론, 어렵다. 하지만 앞서 말 한 것처럼 ‘내가 아는 걸 상대도 알 것이다’라는 생각 을 버리고 일단 들어보자. 소통은 설명하는 게 아니다. 일단 들어라! pre cond ition 2 . 82 현장활용실무지식 + 내편을만드는소통의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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