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법무사 3월호

집단따돌림에 불만 품은 사병들의 사건 모의 해병대는 해군 소속의 상륙 부대다. 유사시 바다를 통해 적진 깊숙이 침투해 적을 교란하는 임무를 맡 는다. 경기도 김포와 인천 서구에는 해병대 제2사단 (청룡부대)이 주둔하고 있다. 경기도 서부 지역의 해 안 경계가 주 임무다. 2011년 7월 4일, 해병대 제2사 단의 강화도 소초에서 전군을 발칵 뒤집는 총격사건 이 발생한다. 가해자 김민찬 상병(19)은 군생활 부적응자였다. 부 대원들과도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고 늘 불만에 쌓여 있었다. 사건 발생 이틀 전인 7월 2일, 오후 9시 20분 쯤 김 상병은 해안 초소 근무 중 약 400m 떨어진 편 의점에서 소주 2병을 구입해 체력단련장 옆 창고에 몰래 숨겨놓았다. 이틀 후인 7월 4일, 사건 당일 오전 4시 30분쯤 김 상병은 소초대원들과 함께 기상한 후 아침 식사를 했 다. 체력단련장으로 이동해 동료와 탁구를 친 뒤 오전 7시쯤 식당에서 음악방송을 보던 중 권승혁 일병이 선 임병들과 웃으며 대화하는 것을 보고 평소 자신만 소 외되고 있다는 기분에 자살충동을 느꼈다. 김 상병은 7시 30분쯤 창고로 이동해 혼자서 숨겨 놓은 소주 한 병을 들이켰다. 술기운이 돌자 그는 평 소 마음에 들지 않았던 선·후임을 다 죽이고 자살하 겠다고 결심했다. 오전 10시 45분쯤 자신과 같은 처 지의 정준혁 이병(20)을 창고로 불러냈다. 두 사람은 평소 자신들이 집단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해 가깝게 지내왔다. 김 상병이 먼저 “권승혁 일병을 죽이고 싶다”고 말 했다. 정 이병은 처음에는 “그러지 마십시오” 하고 만 류했지만, 금세 마음이 바뀌어 “그럼 다 죽이고 탈영 합시다”라고 제의했다. 두 사람은 의기투합했고, 김 상병은 “바로 실행하자”며 정 이병과 함께 창고 밖으 로 나왔다. 11시 15분쯤 두 사람은 공중전화 부스 옆에서 고가 초소 근무자를 제압한 후 총기 탈취를 모의했으나 실 패 가능성이 있어 포기하고 체력단련장으로 이동했 다. 11시 20분쯤 총기보관함에 있는 총기와 간이 탄 약고에 있는 실탄을 훔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 상병 이 잠금장치가 돼 있지 않은 총기 보관함에서 K-2소 총 1정을 꺼냈고, 예비생활관에서 탄통열쇠와 간이탄 약고 상단에 있었던 탄통도 훔쳤다. 11시 35분쯤 두 사람은 소총과 탄통을 휴대하고 공 중전화 부스 옆으로 갔다. 김 상병은 탄통을 열어 실 탄 탄창 2개 중 하나는 총기에 삽탄하고, 나머지 1개는 체육복 주머니에 넣은 뒤 정 이병에게는 수류탄 1발 김 상병은 사건 발생 약 2개월 전부터 기수열외가 됐다. 해병대 내에서는 군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동작이 느리고, 부대 내 구타행위 등을 고발한 사병들을 선임병이 기수열외 대상자로 지정하는 관행이 있었다. 기수열외 된 병사에게는 아무것도 지시하지 않고, 후임병들도 선임으로 챙겨주지 않는다. 부대에서 행해지는 각종 훈련 준비는 물론 심지어 경계근무까지 빠지게 된다. 한마디로 집단따돌림, 즉 ‘왕따 신세’가 되는 것이다. 21 법무사 2019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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