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법무사 3월호

상 투구 시 25만 달러, 그 후 10이닝씩 추가 시 25만 달러 추가, 200이닝 돌파 시 최대 100만 달러 보너스’ 를 주는 조건이다. 막연히 ‘열심히 할 테니 많이 달라’가 아닌, 앞으로 닥칠 미래 상황 자체를 협상 안건으로 끌고 오는 것이 다. 이를 통해 선수 입장에선 철저한 몸 관리를 통해 돈을 더 많이 벌겠다는 동기 부여가 되고, 구단 입장 에서도 투자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조건부 계약 중 재밌는 계약 사례도 있다. 2005년, 보스턴 레드삭스가 커트 실링과 계약을 할 때, 200만 달러의 옵션이 있었다. 조건은 “시즌 중 6번의 임의체 중검사를 통과할 것”이었다. 은퇴 시기가 다가와 살이 찌는 걸 본 구단이 선수의 ‘몸’ 관리를 위해 이런 조건 까지 정식 계약에 넣은 것이다. 이런 협상 조건은 비즈니스 협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판매처 입장에선 자사의 신제품이 경쟁사에 비해 품질이 월등하기 때문에 더 좋은 가격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구매처가 보기엔 해당 제품 의 품질이 기존 제품과 그리 큰 차이가 없다. 이럴 땐 어떻게 내기를 걸 수 있을까? 예를 들면 “기존 제품과 동일한 가격으로 계약을 하되, 1년 뒤 품질검사 결과에 따라 추가비용을 소 급해 지불한다.”는 식으로 협상을 타결할 수도 있다. 만약 판매처가 품질에 ‘정말’ 자신이 있다면, 1년 뒤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협상을 타결 할 수 있다. 구매처 역시, 지금은 기존 가격으로 구매 를 하지만, 정말 상대의 주장대로 좋은 제품이라면 1 년 뒤 그만큼의 추가 비용을 내는 것이 아깝지 않을 수 있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협상장, 상대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애쓰지 마라. 자신이 믿는 쪽으로 ‘내기 를 거는 것’, 그것이 협상을 푸는 열쇠다.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 이제 맨 앞의 아빠와 아들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 자. 용돈 3만 원 인상을 요구하는 아들과 아빠는 어 떻게 협상을 했어야 할까? 먼저 새로운 안건을 붙여 보자. 아빠가 용돈 인상을 쉽게 해 주지 않는 이유가 뭘까? 아들이 돈을 허투루 쓸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 을 수 있다. 그럼 ‘용돈은 올려주되 용돈 기입장을 써서 일주일 에 한 번씩 검사를 받는다’는 조건을 넣을 수 있다. 만 일 ‘돈의 가치’를 너무 쉽게 생각할 것 같다는 염려 때 문이라면 ‘주말 거실청소와 세차’라는 조항을 붙여서 ‘노동의 가치’를 알려줄 수도 있다. 마땅히 붙일 새로운 안건이 없다면, 내기를 걸어 보 자. 대부분 부모의 욕구 중엔 ‘공부를 잘했으면’이라 는 생각이 있다. 이를 활용하면 ‘다음 시험에서 10등 올리면 만 원, 20등 올리면 2만원’과 같은 식의 조건 부 협상도 가능하다. 이처럼, 어떤 협상에서도 정답은 없다. 상대가 무엇 을 원하는지 그 ‘이유’를 파악하는 게 핵심이다. 그리 고 그것을 만족시키기 위해 조건부 협상을 할 수도, 새로운 안건을 제시할 수도 있다. 잊지 말자,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라는 사실을. 협상에 임하는 사람들이 갖는 가장 큰 착각은 ‘상대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비즈니스 협상장에서 내 주장에 쉽게 수긍할 상대는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게 ‘내기’를 거는 것이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할 때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 베팅을 해 보는 것이다. 81 법무사 2019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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