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의 플라멩코, 이방인을 깨우다 아는 것만큼 보이는, 스페인 탐방 오성재 법무사(대구경북회) 가도 가도 광활한 안달루시아 포르투갈의 시인 ‘페르난도 페소아’는 “나의 크기 는 나의 키가 아니라 내가 보는 만큼의 크기”라고 했 다. 아는 것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안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인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 안에서 그 의미를 되새기며 16시간의 비행 끝에 마드리드 공항 에 도착했다. 이튿날 시내에서 80킬로 밖 ‘톨레도’의 오래된 성곽 도시를 찾았다. 마드리드가 수도가 되기 전의 옛 도읍 지다.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인 높이 500여 미터 난 공불락의 요새는 일본의 구마모토성이나 오사카성 의 해자(垓字)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고 보니 내 고향 경주의 반월성 터도 남서쪽으 로 흐르는 문천강이 해자 역할을 했을 것 같다. 동쪽 바다로부터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성된 명활산 성도 지형지물을 이용한 방어전략 수단으로 극대화 된 것이라 짐작된다. 행선지를 바꿔 안달루시아로 향한다. 한때 이슬람 이 지배한 그라나다, 세비야, 론다 지역을 ‘안달루시 아’ 지역이라 부른다. 그중 푸치니의 오페라, 「세비야 의 이발사」 배경지인 세비야로 가기로 하고, 중간 휴 게소인 라만차 세르반테스의 작품 『돈키호테』의 무 대인 배후지에 들렀다. 당시 세르반테스가 숙소로 이용한 여관과 기념관 도 둘러봤다. 오뚝한 콧등과 기사의 모습을 본뜬 철재 동상이 기념관 앞에 우뚝 서 있다. 풍자와 유머, 사실 적 묘사, 사회에 대한 비판적 묘사가 작품의 특색이다. 여행 중 내내 하늘은 맑았고 해양성 기후로 온화했 다. 세비야로 가는 길은 가도 가도 광활한 불모지에 올리브나무만이 일정 간격으로 심어져 있었다. 풀조차 자라기 힘들 정도로 연중 강수량이 턱없이 부족한 땅이다. 올리브나무는 자라는 키 높이의 4배 나 되는 뿌리가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린다고 한다. 이곳에만 자라는 유일한 생명나무다. 뿌리 깊은 나 무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던가. 르네상스시대 문 학의 효시라 불리는 세르반테스의 삶을 반추해 본다. 드디어 세비야에 도착했다. 호텔에 여장을 풀고 ‘플 라멩코(집시의 춤)’를 관람하러 갔다. 스페인은 축구 와 투우, 플라멩코가 3대 민속예술로 정평이 나 있다. 단순 반복적인 북소리를 바탕으로 그믐달보다 더 매서운 눈썹 같은 스타카토로 몸을 비트는 관능적인 몸놀림과 절제된 감정 표현, 뾰족구두를 신고 빠르게 리듬을 타는 발동작은 멀리 타국에서 날아온 이방인 88 문화가 있는 삶 +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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