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법무사 4월호

두고 나면, 매달 월세 내는 부담에서 해방될 수 있고, 계약기간이 끝나면 그 돈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다 는 엄청난 장점이 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무이자로 목돈을 융통할 수 있다는 결정적인 장점이 있다. 그 런데도 다른 나라 사람들이 전세를 쓰지 않는 이유 는 무엇일까? 답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간단하다. 그냥 세입자 에게 너무 유리하고, 집주인에게 너무 불리한 불공평 한 계약이어서 그렇다. 집주인에게 불리하다고? 그렇 다. 너무 분명히 집주인이 불리한 경우다. 이렇게 일방 이 유리하고 상대방은 불리한 계약은 쌍무적으로 맺 어질 수 없다. 전세계약, 집을 한 채 더 사기 위한 전략 아주 간단한 예를 들어 보자. 갑은 1억 원짜리 집을 한 채 가지고 있다. 이 집을 가지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자. 먼저 갑은 이 집을 월세로 내어 줄 수 있다. 보통 월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은행은 담보가 있어도 개인 대출에는 소극적이었다. 가계가 은행을 비롯한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웠으니 사금융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가장 믿을 만한 사금융 수단이 바로 전세제도였던 것이다. 세의 수익률은 평균적인 예금 금리에다가 각종 비용을 더하고 약간의 이익을 더한 수준이다. 보통 은행금리가 3%라면, 5~6% 정도는 되어야 집주인이 기회비용을 만 회하고 손해를 보지 않게 될 것이다. 갑은 기본적으로 유지수선 의무를 지며, 토지를 제외한 건물의 감가상각 분을 감수해야 한다. 이런 부분은 당연히 월세 금액에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갑은 월세를 준다면 연 간 약 500~600만 원 정도를 수중에 쥘 수 있게 된다. 두 번째로 갑은 이 집을 아예 팔아 버리고, 그 1억 원을 은행에 예금할 수도 있다. 앞서 예금금리가 3% 라고 했으니, 갑은 연간 300만 원의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겠다. 이자소득세가 있겠지만, 그런 복잡한 계산 은 그냥 생략하기로 하자. 집을 파는 경우에는 연간 3 백만 원을 벌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갑이 이 집을 전세로 내놓는 경우를 계 산해 보자. 대략 전세로 약 8천만 원 정도라고 가정 하자. 전세가율이 80%라면 꽤 후하게 전세금을 받 은 경우일 것이다. 그럼 갑은 이 8천만 원에 대한 이자 로 연간 3%를 받으면, 연간 240만 원을 벌 수 있겠다. 이 세 가지 경우를 종합해 본다면, 월세는 500만 원, 전세는 240만 원, 아예 팔아버리면 300만 원의 수익 을 각각 얻을 수 있다. 월세의 이익이 가장 크고 전세의 이익이 가장 낮다. 그렇다면 어떤 바보가 전세를 주겠 는가? 아주 간단한 셈만 해보더라도 집주인이라면 누 구도 전세를 내어 줄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래 서 다른 나라 사람들은 전세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럼 우리나라 사람들은 바보라서 전세를 이용한 다는 말인가? 다른 나라 사람들이 전세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알겠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세를 이 용하는 이유는 사실 설명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유 없는 결과는 없다. 전세를 내놓는 집주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월 세에 비해 손해이지만, 전세를 놓는 이유는 ‘목돈’이 필요해서다. 목돈이 필요한 이유는 거의 대부분 집을 18 법으로 본 세상 + 쿼바디스, 대한민국 부동산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