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법무사 5월호

그냥 목표만 던지는 것에 비해 “왜” 이 목표가 제시되 었는지에 대한 ‘기준’을 말하면 상대는 과도해 보이는 목표라도 받아들일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 협상에선 객관적 기준으로 크게 3가지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공시 가격(Published Price)이다. 모두에게 공개된 가격 조건을 말하는 것으로, 부동산 협상에서 ‘공시지가’와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두 번째는 시장 가격(Market Price)이다. 비슷한 시장에서 거래가 이 뤄지고 있는 가격 수준을 기준으로 협상을 진행하는 것. 앞서 본 ‘다른 부서의 평균 성장률’ 같은 것이 이 에 해당한다. 집값을 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주변의 비슷한 전원주택의 최근 매매가격이 이에 해당된다. 마지막은 ‘전례(Historical Price)’다. 과거 유사한 거래경험이 있다면, 그 수준과 추이에 맞게 이번 협 상의 조건을 결정할 수 있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르고 는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하나의 안건에 대한 협 상이라도 수많은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기준을 정할 때 기억해야 할 점은, 다양한 기준 가 운데 어떤 것이 나에게 가장 유리한지를 파악하는 것 이다. 그래서 협상 고수는 내가 제시할 수 있는 기준 만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가 어떤 기준을 제시할까에 대해서도 치밀하게 연구한다. 그리고 상대가 제안할 기준이 이번 협상에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논리를 만 들어낸다. Price Nego 2. 상대의 과거 기준을 제시하라 여기서 협상 고수는 한 발 더 나간다. 우리가 다 아 는 위인 2명의 협상법의 공통점에서 그 답을 찾아보 자. 인도의 민족해방운동 지도자인 마하트마 간디 (Gandhi)와 미국의 흑인해방운동 지도자 마틴 루터 킹(King). 이 두 사람에겐 ‘인종차별로 억압받던 사람 들에게 자유를 선물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와 함 께 이들에게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강요하지 않고 상 대가 ‘스스로’ 움직이도록 만들었던, 협상의 대가라 는 점이다. 간디는 인도가 영국 치하에 있던 시절, 민족해방을 위해 단 한 번도 큰 소리를 낸 적이 없다고 한다. 대 신 그는 인도를 지배하고 있던 영국인들에게 항상 이 렇게 물었다. “당신들은 문명화된 영국인들이고, 정말 그런 것 같 습니다. 그런데 당신들은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무 고한 인도시민들을 죽이고 차별하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입니까?” 루터 킹 목사의 접근법도 비슷했다. “미국 헌법은 모든 사람은 동등하게 대우받기 위해 태어났다고 밝 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고 경험한 현실은 그 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너무 혼란스럽습니다.”라 고 말한 것. 이 두 사람이 사용한 협상법, 눈치챘는가? 간디와 루터 킹 목사는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지 않았다. 그 대신 상대가 예전에 보여줬던 말이나 행동이 지금의 그것과 다르다는 점을 알려주기만 했다. 상대방이 중 요하게 여기는 규칙을 파악하고, 이를 파고들어 자신 의 협상력을 높인 것. 바로 이것이 “상대가 만든 기준” 을 활용한 협상이다. 이러한 접근법이 효과가 있는 이유는, 사람에겐 ‘일 관성’을 지키고자 하는 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과거에 한 약속을 어기고 싶은 사람은 거의 없다. 그 래서 상대가 과거에 했던 말, 약속 등을 근거로 협상 에 들어가면, 한 계단 위에서 협상을 이끌어 가는 효 과를 얻을 수 있다. 78 현장활용 실무지식 + 내 편을 만드는 소통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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