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법무사 6월호

평소말이없는박선생에게건배 제의를 부탁했다. “박 선생, 건배 제의를 한 번 하 시지요. 일본에서는 건배 제의를 어떻게 하나요?” “일본도우리랑비슷해요. 건배제의는대부분모임 을주관한사람이나손윗사람이하게되죠. 오히려우 리가일본의영향을받은것이아닌가그런생각이들 곤 해요. 자, 그럼 우리나라와 일본의 애매모호한 관 계의 발전을 위해서 건배하죠. 건배!” 매우 시의적절한 건배사였다. 나는 수업 시간에도 다뤄진 문제였지만 역시 법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작년 10월 30일에 대법원이 선고 한일제강점기강제징용피해자들이일본기업을상대 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피해자의 손을 들어준 판결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년에 대법원에서 아주 중요한 판결을 하나 내렸 어요. 박근혜정부의 집요한 방해 공작으로 선고 시기 가 늦춰지긴 했지만 아주 획기적인 판결이지요. 일제 강점기강제징용에대한손해배상판결이그것이에요.” 그러자 여기저기서 봇물처럼 자기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그로 인해 한일관계가 더욱 복잡하게 꼬인 것 아 닌가요?” “그 판결은 잘 알고 있어요. 근로정신대 피해자와 유족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 한 소송이지요? 배상금 지불명령 판결이 나자 일본 정부는 1965년에 맺은 한일 기본조약의 청구권협정 에서 ‘완전하고도 최종적으로 해결되었음을 확인한 다’라는 조약 문구를 들먹이며 그때 이미 불가역적으 로 해결된 문제라고 크게 반발하였지요?” “그런데 주권은 대내적으로는 최고성이요, 대외적 으로는배타적독립성을갖는것으로알고있는데우 리나라 이 판결이 과연 집행가능 할까요?” “이와 관련하여 일본에서는 혐한기류가 더욱 확산 되고 있다지요?” 작금의 냉랭한 한일관계의 근본적 원인은 일본제 국주의의 동아시아 이웃 국가에 대한 침략범죄에 대 하여 일본이 이를 깊게 성찰하고 반성과 사과를 하지 못한데서기인한다고볼수있다. 프랑스와독일은이 웃 나라로서 때론 치열하게 전쟁을 치르기도 하였지 만, 현재 사이좋게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독일 의 제국주의의 침략전쟁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사과 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제국주의가 한반도를 유린한 데 대한 책임은, 물론 일본의 책임이 크지만 우리의 맹방인 미국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군다나 미·소 양국의 냉전체제로 접어들면서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 약을 서둘러 체결함으로써 전후 해결은 결국 미봉책 이 되어버렸다. 장미와찔레꽃의계절, 주인장황씨가찔레향이물 씬 풍겨나는 장사익의 「찔레꽃」을 틀어주었다. 하얀 찔레꽃위에꽃다운나이에위안부로끌려간이땅의 누이들의 얼굴이 오버랩 된다.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 필자의 사정으로 「우리동네 포장마차」는이번호를마지막으로 종료합니다. 나는 수업시간에도 다뤄진 문제였지만 역시 법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작년 10월 30일에 대법원이 선고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피해자의 손을 들어준 판결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87 법무사 2019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