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법무사 8월호

집에서는가정폭력, 밖에서는집단성폭력 울산의 한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최 모 양 (15)은 1남2녀 중 첫째로, 가정환경이 매우 불우했다. 아버지 최 모 씨(35)는 알코올 중독자였고, 가정폭력 을 일삼았다. 무능했던 최 씨는 술에 절어 하루도 거 르지 않고 어머니 윤 모 씨(33)를 폭행했다. 처음에는 참고 살았던 윤 씨는 더 이상 견딜 수 없 다고 판단하고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두 사람은 2003년 1월쯤 합의 이혼했다. 그 후 윤 씨는 집을 나 갔다. 이때부터 최 씨의 폭행은 큰딸인 최 양에게 집 중됐다. 폭언과 폭행이 반복적으로 이어졌다. 최 양은 하루하루 사는 게 악몽 같았다. 한창 사춘 기였던최양은이런사실을누구에게도말하지못했 다. 최 양은 소통할 친구가 필요했다. 그러던 2004년 1월쯤최양은인터넷채팅을하다밀양지역고등학교 에 다니던 박 모 군(18)을 알게 된다. 어느 날 박 군은 최 양을 울산에서 1시간 거리인 밀양으로 불러냈다. 설레는 마음으로 약속 장소에 나갔던 최 양은 뜻 하지 않은 상황에 맞닥뜨린다. 박 군은 최 양을 쇠파 이프 등으로 때린 뒤 여인숙으로 데려갔고, 그곳에서 고교 선후배 등 12명과 함께 최 양을 집단 성폭행 했 다. 이후 이들은 한 번에 7~10명씩 짝을 이뤄 최 양 을 여관과 놀이터, 자취방, 테니스장 등으로 끌고 다 니며 유린했다. 고교생인 이들의 범죄는 악랄했다. 신고하지 못하 도록 성폭행 장면을 휴대전화와 캠코더로 촬영했고, 또 부모에게 발설하면 인터넷에 사진과 동영상을 유 포하겠다는 협박도 잊지 않았다. 최 양은 불안과 수 치심 때문에 이들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일부 가해자들은 최 양을 성폭행하면서 성 보조기 구까지 사용하는 등 엽기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 양의 여동 생(13)과 창원에 있는 고종사촌 언니인 노 모 양(16) 까지 밀양으로 수차례 유인해 폭행하고 금반지와 돈 을 빼앗았다. 최 양은 일 년 정도를 가해학생들로부터 신체적인 폭행과 성폭행을 당했다. 밖에서는 가해학생들에게, 집에서는 아버지의 폭행에 시달렸다. 그렇다고 이런 아버지에게 피해사실을 말할 수는 없었다. 자신이 당 한 일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도 두려웠다. 그냥 혼자 끙끙 앓고 있었다. 알코올중독아버지의가정폭력에시달리며살아가던최모양. 어머니마저이혼해집을나가외롭게 지내던 2004년 1월경, 우연히인터넷에서알게된밀양지역고교생박모군을만나러밀양에갔다가 박군의선·후배고교생들에게집단성폭행을당한다. 이후가해자들은최양과그녀의여동생, 고종사촌까지불러내돌아가며폭력과성폭력을 자행했는데, 1년동안저질러진이범행에가담한밀양고교생은무려 44명에이르렀다. 성인범을능가할정도로잔인한성폭력범죄를저지른가해학생들은최양어머니의신고로모두 검거되었으나놀랍게도그누구도형사처벌을받지않았다. 소년범이기때문이다. 갈수록흉포화되는 청소년범죄, 그동안여러번의 「소년법」 개정이있었으나이들의형사처벌문제는여전히논쟁중이다. 23 법무사 2019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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