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법무사 8월호
86 문화가있는삶 + 입문자를위한뮤지컬추천기 는함정수사를계획한다. 하지만 잭이 약속시간이 나오지 않자 초조해진 다니엘은폴리를살해한다. 한편, 다니엘의 지하연구실에 돌연 잭이 나타 나 진짜 잭 더 리퍼는 2년 전에 죽었고, 자신은 다 니엘의 또 다른 인격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들려 준다. 먼로와앤더슨이뒤늦게연구실로들어와이 사실을알고놀라지만, 먼로는태연하게특종을잡 았다며다같이동업하자고말한다. 다니엘은화를내며손에든칼로먼로를죽이려 한다. 그때글로리아가다니엘을저지하며 총으로 자살한다. 잭은 연구실 너머로 유유히 사라지고, 앤더슨은총을쏘아다니엘을죽인다. 다니엘이 죽은 것을 본 먼로는 살인자의 비극적 인최후라며보도용사진을찍으려하지만, 앤더슨 은연구실의장기보관장치를고장낸다. 먼로는연 구실 폭발을 우려해 앤더슨에게 다시 유리한 계약 조건을 제시하지만, 앤더슨은 “계약은 끝났다”고 하며연구실을빠져나온다. 앤더슨이 사라지고 연기가 가득 찬 무대 위로 “잭 더 리퍼 사건은 아직도 미결”이라는 내레이션 이흘러나오면서뮤지컬은막을내린다. 촘촘한구성, 출중한무대효과로원작뛰어넘는성과 「잭 더 리퍼」의 원작은 체코의 뮤지컬이다. 국내 공 연은 라이선스를 받아 상연되었으나, 각색이 허용된 넌레플리카(non-replica) 뮤지컬이었다. 원작은 성 불구자인 잭이 여자와 관계를 맺기 위해 악마와 계약을 하고 살인을 저지른다는 다소 황당한 줄거리인데, 국내에서 상연되는 「잭 더 리퍼」는 국내 뮤지컬 팀이 오리지널 버전의 스토리를 새롭게 짜고, 10여곡이상의넘버를보강해치밀하고촘촘한구성 으로 재창조한 작품이다. 2009년 국내에서 초연된 후 많은 앙코르 공연을 했고, 2012년에는 원조국 체코를 제치고 일본에 진 출하는 쾌거를 이루어내면서 대한민국의 대표 뮤지 컬로 자리 잡았다. 「잭 더 리퍼」를 보는 중요한 재미 중 하나는 스릴러 극으로서의요소를잘살린출중한무대효과다. 수사 관 앤더슨의 사건 보고로 시작되는 취조실과 19세기 당시런던클럽의모습, 의사다니엘의지하연구실, 그 리고 상업화된 언론을 상징하는 『런던타임스』 신문 사등각각의공간들이무대위에서변화무쌍하게자 리를 바꿔가며 극적인 요소를 더해준다. 특히 회전무대에 담은 화이트채플 거리의 골목 무 대는 평면인 무대와 달리 시간의 흐름을 조절하면서 잠시도긴장의끈을놓을수없도록스릴러물특유의 효과를 잘 살려냈다. 무대를 비추는 조명 또한 독창적이다. 극의 특성에 맞게 주를 이루는 청색 조명은 푸르름이나 신선함을 상징하는 청색과는 완전히 대비되는 소름 끼치고 등 골 오싹한 서늘함을 잘 표현해낸다. 앤더슨이자신의고뇌를담아메인넘버 「회색도시」 를 부르는 전반부 멜로디 라인과 자전거를 탄 행인의 사고 장면, 호루라기 휘슬과 지나가는 행인 앙상블과 함께 주고받는 대화, 공격적 손가락질, 마지막 앤더슨 의 절규로 마무리되는 순간에도 회색과 청색조명은 여기저기방향을바꿔가며적절한효과를연출한다. 한편, 피가 솟구쳐 흐르는 잔혹한 장면과 이글이글 타오르는 화재 장면에는 순간적으로 붉은 조명이 나 타나며 긴장감 넘치는 음악과 함께 무대의 효과를 극 대화한다. 또, 잭과 매춘부 앙상블이 함께 부르는 넘버 「이 밤 이 나는 좋아」에서는 매춘부의 흰색 속옷에 빨간색 테이프를 말아 붙였는데, 잭이 테이프를 건드리는 순 간 끝이 풀리면서 피가 쏟아지는 장면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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