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법무사 9월호

6명의 남자는 그냥 보내고 여성만 공격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강남 상권의 중심지로 밤마다 젊은 남녀들로 북적이며 불야성을 이루는 곳 이다. 지난 2016년 5월 17일 오전 0시 33분, 강남역 인 근 한 건물의 남녀공용 화장실에 30대 남성이 숨어들 었다. 인근 주점의 종업원, 김성민(34)이었다. 김 씨의 손에는 길이 32.5cm인 주방용 식칼이 들 려 있었다. 전날 자신이 일하던 곳에서 몰래 챙겨둔 것 이었다. 김 씨는 화장실 칸막이 안에 숨어 밖을 주시 했다. 화장실 안으로 6명의 남성이 들어오는 것을 보 았지만 그냥 보냈다. 이후 오전 1시 7분쯤 남자친구 등과 1층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하 모 씨(여·23)가 화장실로 들어왔다. 김 씨는 하 씨에게 다가가 순간적으로 왼쪽 가슴을 4차례 찔렀다. 하 씨는 피를 흘리며 그 자리에 쓰러졌 고, 김 씨는 곧바로 달아났다. 얼마 후 화장실에 간다던 하 씨가 돌아오지 않자 남 자친구가 찾아 나섰다. 화장실은 건물 2층 노래방으 로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 있었다. 하 씨의 남자친구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소스라 치게 놀랐다. 화장실 바닥에 피가 흥건했고, 여자친구 는 피를 흘리며 변기 옆에 쓰러져 있었다. 남자친구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하 씨를 인근 병원 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사건 현장 부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범행 추정 시간대에 김 씨가 화장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하고, 그를 용의 자로 특정했다. 그러고는 이날 오전 10시쯤 출근하는 김 씨를 잠복 끝에 검거했다. 당시 김 씨는 CCTV에 찍힌 모습과 똑 같은 옷차림이었고, 바지 주머니에 범행에 사용한 흉 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여성이 무시한다” 피해망상 가진 살인범 김 씨는 왜 하 씨를 살해한 것일까. 놀랍게도 김 씨 와 하 씨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그는 “왜 하 씨 를 죽였느냐”는 경찰의 물음에 “평소 여자들에게 무 시를 많이 당해 왔는데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그랬 2016년 5월, 강남역 인근 건물 남녀공용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칼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CCTV를 확인한 경찰은 인근 주점에서 일하는 종업원 김성민을 용의자로 검거한다. 김 씨는 “왜 여성을 살인했냐”는 질문에 “여성에게 당한 무시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그랬다”고 대답한다. 경찰은 김 씨가 과거 조현병 진단을 받았던 병력이 있고, 피해자와는 일면식도 없었다는 점에서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살인’이라고 발표했지만, 화장실에 들어온 남성들은 그냥 보내고 여성만 노려 공격했다는 점에서 ‘여성 혐오범죄’라는 여론이 커졌다. 김 씨는 대법원에서 징역 30년을 확정 받았으나 우리 사회에서 혐오범죄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3월 혐오범죄에 대해 가중처벌이 가능한 양형기준을 마련했다. 21 법무사 2019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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