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법무사 9월호

Apologies Method 1. 먼저 잘못을 인정한 후 해명하라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사과의 뜻은 ‘자기의 잘못 을 인정하고 용서를 빎’이다. 즉, 사과는 내 잘못을 인 정하는 게 먼저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과는 이게 빠 져 있다. ‘제 행동으로 만약 기분이 나쁘셨다면…’, ‘저는 이런 의도에서 한 말인데 상처가 되셨다면…’ 처럼 말이다. 이런 사과에 숨겨진 뜻은 ‘나는 크게 잘못을 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당신이 피해를 입게 된 건 유감 이다.’ 정도다. 내가 뭘 잘못했다는 말은 전혀 없다. 이 런 걸 조건부 사과라고 한다. 입장을 바꿔 누군가 나 에게 피해를 줬는데, ‘고의는 아니었다’고 한다면 쿨하 게 ‘고의가 아니었으니 이해할게요!’라고 할 수 있을까. 연애할 때를 생각해 보자. 여자친구가 어젯밤에 연 락이 왜 안 됐냐며 따지고 있다. 남자친구는 “화났어? 미안해, 사과할게.”라고 한다. 자, 사과를 했으니 상황 은 끝났을까? 오히려 여자친구는 더 많이 화를 낸다. 남자친구의 사과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그 사과에는 ‘무엇을’ 잘못했는지가 전혀 없다. ‘이 유는 모르겠지만 일단 네가 화가 났다고 하니 사과라 도 할게’ 정도의 의미만 담고 있다. 이런 사과는 상대 방과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역효과만 낸다. 오히 려 피해자가 별것 아닌 일에도 화내서 사과할 상황을 만든 속 좁은 사람이 된다. 솔직히 말하면, 이런 조건부 사과는 상대방을 위한 사과가 아니다. ‘나를 위한 사과’다. 사과를 하지 않았 다는 죄책감을 없애기 위한 것이란 얘기다. 제대로 된 사과는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그대로 인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남자친구는 “내가 어젯밤에 연락 안 된 거 정말 미안해. 갑자기 연락 안 돼서 화나고 놀 랐지. 정말 미안해”라고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잘못을 인정만 했다고 끝이 아니다. 위의 남 자친구 상황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내가 어젯밤에 연락 안 된 거 정말 미안해. 갑자기 연락 안 돼서 화나 고 놀랐지. 어제 피곤해서 티비 보다가 그냥 잠이 들 어 버렸어. 정말 미안해.”라고 했다면? 앞에서 말했던 것과 다른 점은 ‘티비 보다가 그냥 잠이 들었다’라는 말을 추가한 것이다. 잘못을 하게 된 맥락을 알려주는 것, 바로 해명이다. 잘못을 인정 하고 이런 짧은 해명만 추가해도 ‘아, 이 사람이 이래 서 잘못을 했구나.’라고 상대방을 납득시킬 수 있다. 올해 초 유행처럼 퍼졌던 유명인들의 ‘빚투’에서도 해명이 얼마나 중요한지 드러난다. 한 연예인은 “죄송 하다. 부모님 일이어서 정확히 모른다.”는 해명으로 대 중들의 분노를 샀다. 하지만 “제가 부모님을 통해 정확한 상황을 파악 해 보니, 이러이러했습니다. 공인으로서 논란을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라는 해명에는 훨씬 비난이 덜했다. 같은 잘못을 했지만 그것이 발생한 상황에 대해 해 명하고, 잘못을 납득시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제대로 된 해명은 잘못의 심각성을 낮춰 준다. 중요한 건 먼저 잘못을 인정한 후에 해명 80 현장활용 실무지식 + 내 편을 만드는 소통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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