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법무사 2019년 9월호 잘 어울리는 배우라고 생각되어서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인 취향일 뿐, 자신에게 더 어필하는 배우가 누구인지를 찾는 것 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둘 일이다. 주제의 모호함, 결코 친절하지만은 않는 작품 「마마 돈 크라이」 하면 역시 무대연출을 빼놓을 수 없다. 극의 주 무대는 V의 집 3층, 파르테논 서재이다. 각 층은 시간의 흐름을 상징하는데, 무대 하단부터 3 층까지 현재에서 과거의 시간으로 구성된다. 즉, V의 현재는 1층에서, 백작과의 만남은 3층에서, 현재로 돌 아온 V의 행각은 2층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필자는 세 번째 관람에서 첫 번째, 두 번째 관람에서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비뚤어진 무대를 새 롭게 보게 되었다. 평행사변형의 3층 서재가 반듯하 게 서있지 않고 위태롭게 옆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 이다. 이 비뚤어진 무대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마마 돈 크라이」가 재관람률이 높은 데는 앞서 설 명한 여러 인기 요소들도 있지만, 이렇게 관객들을 여 러 의문 속에 빠지게 하는 요소들 때문이다. 극의 전 개나 주제에서 결코 친절한 작품은 아닌 것이다. V가 백작을 찾아가기 위해 타임머신을 만드는 것까 지는 설득력이 있지만, 백작은 왜 V를 따라왔는지, 죽 은 백작은 왜 다시 살아난 것인지 등 많은 이야기를 관객의 해석에 맡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잘 알 수가 없어 한편으로는 고약한 작품이란 생각도 든다. 무엇보다 필자는 왜 제목이 「마마 돈 크라이」인지 에 대한 의문을 풀 수가 없다. 관객들의 관람평을 보 아도 마마는 등장하지 않고 오직 ‘메텔’만 등장하는 데 제목은 왜? 필자는 이 의문을 풀기 위해 회전문을 3번이나 돌면서 결국 천재이면서 소심한 이중적인 V 의 모습을 생각하게 됐다. 매순간마다 천재는 태어난다. 그러나 천재로 커나 가기 위해선 많은 이들이 부러워하는 시선과 시기, 질 투심들을 이겨내야 한다. 이를 이용해 또 다른 이익 을 챙기려는 수많은 유혹과도 타협하지 말아야 한다. 수많은 천재들에겐 나머지 영역에선 둔재와 다름없 는 불균형이 존재한다. 우리에게도 한때 천재로 기억 되었던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라 천 재성을 잃었다는 평가도 뒤따르고, 우리나라를 떠나 다른 길을 찾기도 한다. 우리 사회가 이들을 뒷받침해 줄 수 있을 만큼 성숙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V의 비뚤어진 파르테논 서재가 현실로 돌 아온 백작과 함께 균형을 맞추어 바로서길 바란다. 그 런 엄마의 마음이 바로 「마마 돈 크라이」를 보고 또 보게 하는 원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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