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법무사 10월호
준다는말에조세형은 ‘현대판홍길동’으로불리기시 작했다. ‘대도’(大盜)라는 별칭도 이때 붙여졌다. ‘큰 도둑’으로 미화되고, 사람들 사이에서 ‘의로운 도둑’으로 회자되자 조세형은 권력자들에게 눈엣가 시 같은 존재가 되었다. 경찰은 전국에 비상령을 내 리고 그의 ‘검거’에 총력을 기울였다. 결국 조세형은 1982년 11월 25일, 경찰에 체포된다. 그러나 조세형을 감옥에 집어넣어 의적 이미지를 잠재우려 했던 권력자들의 생각은 크게 빗나갔다. 조 씨가 고관대작의 집에서 훔쳐낸 물건이 공개되면서 오히려 전국적인 이슈로 부각됐다. 세상을 떠들썩하 게 했던 이른바 ‘물방울 다이아몬드 사건’의 서막도 그렇게 올랐다. 조세형이 체포될 당시 장물로 압수한 귀금속은 마 대자루 2개 분량으로 240여 점이나 됐다. 압수품을 늘어놓기 위해 책상이 6개나 필요할 정도였다. 조세 형의집금고 2개가귀금속으로꽉차있었고, 천장을 뜯어보니 서까래 사이가 전부 보석이었다. 이불 속도 빳빳한 현찰로 꽉 차 있었다고 한다. 이들 보석 중 값 을매길수없을정도로큰 5.75캐럿짜리물방울다이 아몬드가 단연 장안의 화재였다. 조세형은 자신의 범행을 술술 털어놨다. 대중의 관 심은그가물건을훔쳤다는사실보다그물건들을안 방에 가득 숨기고 있었던 고관대작들의 정체에 있었 다. 그런데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훔친 사람이 있고 훔친 물건도 있는데 도난당했다는 피해자가 나 타나지 않았다. 조세형은 기억을 더듬어 자기가 들어갔던 집들을 가리켰지만, 집주인들은 한사코 “도둑이 들어온 적도 없고, 잃어버린 물건도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조세 형이 털었다고 지목한 한 공사 사장은 결코 도난사실 이없다고딱잡아뗐다. 대부분의피해자들이그런식 이었다. 물건의 출처가 드러났을 때 뒤따라올 세무조 사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당시 확인된 피해자는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녀 고 이인희 씨, 김준성 부총리, 명륜동의 유명한 부자 김 모씨, 화장품회사사장등이있었다. 이중김부총리 는 귀금속, 유가증권(주식, 채권, 어음) 등 수억 원 어 치가 털린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전 국민의 이목 이 쏠렸던 물방울 다이아몬드의 소유자가 누구인지 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무기징역에보호감호 10년’ 구형되자탈주극 검찰은 조세형의 절도 금액이 5억 5천만 원 정도라 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실제보다 훨씬 축소된 금액 이었다. 경찰이 보강수사를 벌여 추가로 유명 보석상 에서 장물 60여 점을 찾아냈지만 이 보석들은 피해 금액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조세형의검거로세간을떠들썩하게했던 ‘대도’ 이 야기도잠잠해지는듯했다. 하지만조씨는곧바로탈 주를 결심하고 기회를 엿봤다. 1983년 4월 14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조 씨에게 무기징역과 보호감호 10 년을구형했다. 조씨는 이날 오후 구치감으로 옮겨지 자 탈주계획을 실행한다. 담당 교도관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한쪽 수갑과 포승줄을 풀고, 환풍기를 뜯 어 탈주하는 데 성공한다. 조씨는다시언론에화려하게등장했다. 탈주한조 세형은 서울역, 후암동, 장충동 등 도심 일대를 활보 하다 5차례나 주택에 몰래 침입해 음식과 현금, 옷가 지를 훔쳤다. 1983년 4월 19일 오전 10시경, 서울 장 충동주택가골목을지나던한시민이조세형을발견 하고경찰에신고한다. 경찰이출동하자조씨는주택 의 지붕을 타며 필사적으로 도주했다. 경찰이 장충동 일대에 포위망을 쳐놓고 수색범위 을 좁혀가자 조세형은 더 이상의 도주가 힘들다고 판 단했는지한가정집의화장실유리창을깨고침입, 집 24 법으로본세상 + 사건그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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