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법무사 11월호
“대단하다” 칭찬, 외려 부정행위 불러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이다. 대학생 한 명에게 50개 정도의영어단어를외우라고시킨다. 시간이어느정 도 지난 뒤 외운 단어를 적어보라는 과제를 내준다. 암기력 테스트인 셈이다. 실험 참가자가 끙끙대며 열 심히 외운 단어를 적는 동안, 그 모습을 지켜보던 실 험 진행자가 한마디 던진다. “대단하신데요?!” 진행자의 칭찬에 실험 참가자는 머쓱해하며 “정말 요?”라고 수줍게 묻더니 더 몰입해 단어를 적어 나간 다. 기억력의한계에다다를즈음, 갑자기진행자가한 통의 전화를 받고는 잠시 자리를 뜬다. 단어가 적힌 종이, 즉 답안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둔 채로. 진짜 실험은 지금부터다. 실험 참가자는 어떻게 행 동할까? 슬금슬금눈치를보는듯하더니단어가적힌 종이를 들춰보기 시작한다. 그러고는 몰래 본 단어를 내가 외웠던 단어인 양 적어 나갔다. 왜 그랬을까? 실 험이 끝난 뒤 참가자에게 물었다. “왜 굳이 답을 보면서까지 하셨어요?” “별것도 아닌 것 같은데, 대단하다고 칭찬하시니까 그분의 기대를 만족시켜 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이 실험은 칭찬이 만병통치약이라고 생각하는 사 람들에게 보기 좋게 한 방 먹인다. 상대가 더 열심히 행동하게하려고던진칭찬이오히려독이될수도있 음을 보여준 것이다. 결국 칭찬이 의미 없는 게 아니 라 그 방법이 잘못됐던 것이다. 독이 되는 칭찬, 2가지 유형 우리가 하는, 혹은 들었던 칭찬을 생각해 보자. “역 시 자네밖에 없어!”, “최고야, 똑똑해!”, “해낼 줄 알았 어, 잘했어!” 대충 이런 얘기들이 떠오를 것이다. 이런 칭찬을 들으면 뿌듯함과 함께 ‘부담감’도 느낀다. 다시 한번 성과를 보여줘야만 한다는 부담감. 그러다 보면 ‘부정한 방법’을 써서라도 결과를 얻고 싶어진다. ‘결과에 대한 칭찬’이 위험한 이유다. 칭찬엔 우리가 몰랐던 2개의 ‘문제’가 숨어있다. 첫 번째 문제 유형은 ‘결과’에 대한 칭찬 이다. 이런칭찬을들으면사람은뿌듯함과함께 ‘부담감’ 을 느낀다. 이미 보여준 결과를 다시 한번 보여줘야만 한다는 부담감. 상대의 기대치를 만족시키기 위한 선 택은 ‘결과에 대한 집착’이다. 이것이 단적으로 드러 나는 것이 앞의 사례에서 나온 것처럼 ‘부정행위’다. 예를 들어 보자. 시험에서 80점을 받아 오면 혼을 내다가, 운이좋아 100점을받은아이. 부모가 ‘100점 받았네? 잘했어, 역시최고야!’라는칭찬을한다. 다음 시험을 앞두고 아이는 ‘100점을 받아야 칭찬을 듣는 다’는 걸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부정한 방법’을 써서 라도 좋은 점수를 받고 싶어진다. ‘결과에 대한 칭찬’ 이 위험한 이유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영업 실적이 매번 바닥을 헤매다 ‘운이 좋아’ 우수한 성과가 나왔을 때 리더가 ‘그래, 진작 이렇게 했어야지, 잘했어!’라며 당근을 내 민다면? 그 직원은 다음번에도 어떻게 해서든 좋은 성과를내겠다는부담이생기게된다. 그과정에서어 떤 위험이 생기더라도 말이다. 두 번째 문제는 더 심각하다. ‘재능’에 대한 칭찬이 77 법무사 201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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